'잡종·튀기' 표현은 순화해야 고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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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종·튀기' 표현은 순화해야 고운 말이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9.07.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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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 백의민족 등이 한반도 고유명사처럼 불리고 있지만 사실상 한반도는 글로벌민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일본)의 침공으로 이를 막기 위해 민족주의를 내세워 하나임을 강조했지만 우리는 10세기 전부터 이미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살아왔다.
실제 생존하고 있는 사람의 성씨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몽고족을 비롯해 다양한 민족과 성씨로 구분되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잡종이고 튀기’이다. 이번 익산시장의 이러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냉정히 구분하면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낱말로 맞다. 하지만 어휘에 있어 현대사회에 맞지 않고 상대방이 들어 불편함이 있다면 이를 순화해서 쓰는 게 일반적이다.
즉, 계집아이(‘사내’의 반의어. 성경에서는 심부름이나 허드렛일을 하는 나이 어린 여종을 낮추어 부를 때 사용된다)라는 순수 우리말이지만 전해 들어 기분이 나쁘면 순화해서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남에게 자기 딸을 이를 때도 사용된다. 이를 개칭해 ‘소녀’라고 흔히 부른다.
익산시청 앞에서 시위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흥분해서 따질 일이 아니다. 맞는 말을 맞게 했지만 현대사회에 맞지 않을 뿐이다.
글로벌 사회로 과거 혼혈아를 이른바 ‘튀기’라고 낮춰 불렀다. 적당한 말이 없었고 당시에는 국제결혼이 흔치 않았다. 지금은 언어해소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말이 등장한다.
특히 영어권과 혼혈하는 것 역시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다. 조선족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의 인종과 결혼해도 불편할 게 전혀 없다. 전북지역의 지자체는 이미 다문화가족이 이미 대세로 자리를 굳혔다. 헌법에 인종차별을 적시해 놨지만 현실세계에서는 녹록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만약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정을 영어로 표현했다면 문제없었을 것이다. 같은 용어이고 표현이지만 ‘글로벌가정’이 강세라고 했다면 어찌됐겠는가.
이러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 세대(30년)가 지나야 어느 정도 정화되고 순화되면서 서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가정에서 국회의원이 선출되고 장·차관의 등장과 시장 군수가 탄생하면 비로소 융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종차별성 의식수준을 나타내는 공중파 실험을 통해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즉, 사람들로 넘치는 거리에서 백인이 지갑을 분실했다며 교통비를 요구했다. 응답자 80%가 넘는 시민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고 반면 흑인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자 10%이하로 급격히 반응이 떨어지면서 회피하는 모습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우리 속담에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불편하고 화가 나지만 시대적 아픔이고 과정이다.
아직 우리사회가 받아들이는 정신적 인종주의의 사정을 감안하면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로 몰아세우는 것은 지양해야 이기는 것이다. 결코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언어 순화 면에서 부족했고 사과했다. 전북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경기도 및 타 지역의 익산시 원정시위에 대해 삼가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단체장 또는 공인들은 각성하고 다짐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인종차별성 발언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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