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수출국 통화 비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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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 수출국 통화 비관론
  • 허성배
  • 승인 2019.07.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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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 달간 원화 하락 폭 3.97%로 16개 중 1위…8개 통화 2% 이상 급락 무역 이슈, 외환시장 장악…中 위안·대만 달러·호주 달러 등 흔들 미국이 보호주의를 내세워버리는 무역 전쟁이 전 세계 외환시장을 강타하면서 주요 수출국 통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아베 신조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수단으로 반도체 와 자동차 부품 수출을 전면 중단을 강행 함으로써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는 아시아 신흥 수출국 통화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 원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 은 10년여 만의 최대로 조사됐다.
지난달 26일 로이터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환 위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23일까지 2주일간 한국 원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이 확대됐다.
로이터는 이 조사에서 각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포지션을 -3부터 3까지 지수로 추정한 결과, 원화 포지션이 1.69로 조사 대상 9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고 2008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달러에 대한 '매수 포지션'이 가장 클 때 '3'이고,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에 대해 해당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추세가 강하다는 뜻이다.
원화는 미국이 겨냥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1.28)보다도 비관적 전망을 안고 있으며 위안화 다음으로는 대만 달러(1.14), 싱가포르 달러(1.01) 순으로 매도 포지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가 갑작스럽게 좌초되고 미국이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화웨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 이후 미·중 무역갈등 이슈는 세계 외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역 의존도, 특히 IT 수출 비중이 큰 대만 통화에 대한 하락 베팅도 2016년 1월 이후 최대였다.
실제로 원화와 대만 달러를 비롯해 글로벌 수출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통화들은 최근 급격한 가치 하락세를 겪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환율순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까지 한 달간 16개 주요 통화는 대부분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16개 통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1.66%)과 스위스 프랑(1.07%)만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을 뿐 나머지 14개 통화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한국 원은 3.97%로 낙폭이 가장 컸으며 호주 달러(3.4%), 영국 파운드(2.79%), 대만 달러(2.19%)를 비롯해 2% 넘게 급락한 통화가 절반인 8개에 달했다.
주요 신흥국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1개국 중 가치가 상승한 통화는 하나도 없었고 원화는 콜롬비아 페소,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 칠레 페소에 이어 5번째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나 자본 유출 위험, 수입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안정적인 환율 유지는 경제에 중요하다.
미국은 주요 교역상대국의 통화 가치 절하(달러 대비)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에 대응할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만들기로 하는 등 이른바 '환율전쟁'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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