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암동 숭실학교 건물철거, 사회적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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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암동 숭실학교 건물철거, 사회적 책임져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9.08.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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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덕진구 금암동에 위치한 숭실고등공민학교(현 금암고)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나섰다.
학교가 폐교되면서 불량청소년들의 집합소로 활용되면서 우범지역으로 전락했고 건물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철거절차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17일 전주시의회 박선전 의원은 5분자유발언을 통해 ‘금암고 부지 폐교사 철거 시급하다’라는 요지로 발언했다. 물론 의회입장은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했겠지만 전주시입장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즉, 한국전쟁 직후 어려웠던 시절, 그 누구도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시절에 ‘문맹탈출’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밀가루 죽을 먹으면서 교육을 위해 사재를 털고 발로 뛰어 당시 숭실학교를 설립했다. 설립자는 후대 원망도 많이 받았다. 식구들은 굶고 끼니를 걱정하고 있는데 학교를 지어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당시 환경으로서 있을 수 없었다. 하물며 당신의 입에 건빵하나 넣지 못하고 찬물 한 바가지로 주린 배 채우기 급급하면서 설립했던 그 교육이념을 무시하면 곤란하다.
지금은 건물이 낡고 부실하다고 한다. 당연히 64년이 지난 건물이 얼마나 튼튼하겠는가.
그동안 등한시 했던 전주시가 앞장서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전주숭실고등공민학교는 지난 1956년 설립됐다. 전쟁고아를 비롯해 진학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을 수용해 ‘문해교육’을 담당했다.
1956년 가난하고 배 곯았던 시기 당시 이승만정부와 전주시가 ‘문맹탈출’에 엄두 내지 못했던 것에 무책임하고 설립·교육의지를 전혀 반영치 않은 것으로 그 교육이념을 기념해야 한다.
덕진구는 의회 발언에 협조차원에서 검토하고 주민의 안전을 고려했겠지만 당시 그 시절 ‘문해교육’을 위해 헌신한 이가 과연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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