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줍고, 벼 일으켜 세우고’.. 고창군 태풍 피해농가 일손돕기 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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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줍고, 벼 일으켜 세우고’.. 고창군 태풍 피해농가 일손돕기 울력
  • 김종성 기자
  • 승인 2019.09.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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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청 전체 공무원 현장투입...과수원, 들녘, 비닐하우스에서 총력 복구

“힘 내십시오” “어렵더라도 반드시 이겨내실 겁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덕산리의 한 과수원. 갓 들어온 신규 공무원부터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나이 지긋한 과장들까지 쪼그려 앉아 배 줍기에 한창이었다. 허리한번 펴지 못하고, 단 냄새에 날아든 모기떼와 싸움하면서도 힘든 내색 없이 양동이를 가득가득 채웠다.

농장주는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것들은 배즙으로 가공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일손이 없어 엄두를 못냈었다”며 “군청 직원들이 도와준 덕분에 수월해졌다”고 고마워했다. 
마을에선 쓰러진 벼를 일으켜 묶는 작업이 진행됐다. 무더위를 견디고 탐스러운 알곡으로 가득 찼던 벼들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농부는 “자식같이 키운 벼를 한순간에 잃고 나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허탈할 뿐이다”며 한탄했다. 군청 직원들은 묵묵히 대여섯 포기의 벼를 일으켜 세우고, 한 다발씩 묶으며 농민의 마음을 위로했다.
군청 직원들은 “피해규모가 너무 커 마음이 아프다”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이 신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창군청 전체 직원들이 지난 17일 태풍 피해 현장에 투입돼 농민들의 손을 잡아드리고, 피해복구를 도왔다. 이번 태풍은 역대 5번째 규모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 피해가 컸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실의에 빠진 농업인들이 하루빨리 슬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창군은 이번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벼 도복 1440㏊를 비롯해 과수낙과 40농가 52㏊ 등의 피해(17일 오후 5시 기준)가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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