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재해복구활동 참된 적십자 이념 되새겨
상태바
태풍 미탁 재해복구활동 참된 적십자 이념 되새겨
  • 용해동 기자
  • 승인 2019.10.13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북도 적십자원 봉사자 30여 명 울진군 온정면 피해지역 복구 지원
지난 11일 날이 찬 새벽 5시,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 울진군 재해복구를 위해 전라북도 적십자원 일행은 버스에 몸을 실었다. 태풍 피해소식을 듣고 재해복구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준 30명의 전라북도 적십자봉사원들도 함께했다.
 

▲경상북도 울진군 온정면에 도착해 재해복구활동 진행 
오전 9시 30분 경, 전북 적십자가족들은 온정면사무소에 도착했고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재해를 입은 가정으로 이동했다. 배치된 곳은 온정면 온정1리와 조금2리였고, 각 16명과 17명으로 나뉘어 복구활동을 진행했다.
현장에 가보니 두 곳 모두 태풍으로 인해 토사가 집 주변으로 밀려와 도움이 필요한 경우였다. 운이 좋게도, 오늘 재해복구활동 참여 봉사원 중 토목 관련 업을 하는 봉사원이 있어 복구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온정1리의 경우, 비교적 적은 규모의 토사가 밀려와 봉사원들이 단합해 손쉽게 복구할 수 있었다. 봉사원들은 내부로 들어온 토사를 삽으로 떠 외부로 치우는 작업을 했다. 조금2리로 배치된 봉사원들은 2가정을 맡게 됐고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첫 번째 현장은 집 뒤로 토사가 밀려와서 중장비가 필요한 경우였다. 봉사자들은 중장비가 들어갈 수 있게 집 주변의 나뭇가지, 땔감, 물품 등을 정리했다. 집주인 할아버지의 감사인사를 뒤로 한 채, 두 번째 현장으로 이동했다.
 
▲힘들었던 조금2리의 두 번째 복구활동
봉사자들이 배치된 조금2리의 두 번째 가정의 현장은 복구하기에 더욱 녹록치 않았다. 집 뒤 언덕 중턱이 무너져 꽤나 많은 양의 토사가 집 뒤로 밀려 들어왔고 이대로 방치한다면 토사로 인해 집이 위험할 수 있었다.  
현장에 같이 있던 토목 관련 업을 하고 있는 봉사원이 복구계획을 알려주었고 봉사자들은그 계획에 맞춰 진행하기로 했다. 그 계획은 ‘밀려 내려온 토사를 삽으로 떠 마대자루에 담아 언덕 중턱으로 올려 무너진 곳을 메꾸고, 지지대를 박아 고정시킨다. 또한 망가진 배수로도 다시 이어 2차 피해 확률을 낮춘다’는 것이었다.
일을 하던 중 봉사자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토사가 물을 먹어 많이 무거웠고 삽으로 토사를 뜨는 것과 그 토사를 언덕 중턱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한 배치된 봉사원에서 여성이 대부분이어서 힘을 쓸 인력이 부족했다. 다행히 온정1리로 배치됐던 봉사원들의 복구활동이 일찍 끝나 조금2리의 두 번째 현장으로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서로 의지하며…
재해복구활동을 마친 적십자가족지원 인력을 바탕으로 다시 빠르게 일을 진행해나갔다. 천군만마를 얻는다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점심시간이 됐고 본인들이 가져온 음식을 가져와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밥, 김, 김치, 젓갈. 가지고 온 것은 많진 않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고, 서로 오늘 진행해왔던 복구활동에 대해 말하며 힘들지만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식사장소를 정리하고 다시 복구활동을 진행했다. 잠깐의 휴식을 가져서인지 손발이 점점 맞춰져서인지 일을 하는 데에 크게 힘들지 않았고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토사와 집주인 할아버지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렇게 복구활동을 마쳤다. 집주인 할아버지와 조금2리 이장님, 온정면사무소 직원의 감사인사를 받으며 봉사자들은 짐을 챙기고 타고 왔던 버스로 이동했고, 다시 4시간 여정의 전주길에 올랐다.
 
▲적십자사 창립 이래 적십자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눈 뜨기도 힘든 아침에 나와 버스에 올라탄 것, 무거운 토사를 언덕 중턱으로 옮긴 것, 할아버지의 기쁜 표정과 감사인사를 받은 것. 그 중에서도 보수도 없고, 본인들의 음식거리를 직접 가져와야했으며 무엇보다도 생업을 마다하고 새벽 3~4시에 일어나 전북지역이 아닌 곳의 재해민들을 위해 달려와 준 전라북도의 적십자봉사원들.  
그들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적십자이념에 모든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인도’, 타의가 아닌 본인 스스로의 실천으로 봉사를 진행하는 ‘자발적봉사’가 있다. 이러한 적십자이념은 19세기 장 앙리뒤낭이 ICRC(국제적십자위원회)를 창립할 때 정립해온 이념으로 현대사회에서는 그 이념이 마음에 와닿지 않고, 여러 이상 중 하나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지금 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한 점에서 적십자봉사원은 이념을 초월해 단지 그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먼 곳까지 달려가 재해복구활동을 한 것이다. 언젠가 전라북도 지역에서도 재해가 발생해 타 지역의 적십자봉사원들이 발 벗고 지원에 나서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1일 경북 울진군에만 전국의 적십자봉사원 총 120명이 지원에 나섰다. 또한 태풍이 발생하고 지금까지 경북 및 강원에 수 백명의 적십자봉사원과 심리상담가들이 나서 재해민들의 아픔을 경감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통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도 적십자와 적십자가족은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며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을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