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농장초소 물량보다 방역기능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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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농장초소 물량보다 방역기능 강화해야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9.10.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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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대비 시설 보강, 고압세척기 등 세척‧소독장비 확충 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농장초소가 방역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보여주기식 물량공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ASF발병이 잇따르자 기존 거점소독시설, 통제초소 외에도 농장입구에 농장초소를 설치해 농가에 이르기까지 4단계의 소독과 통제를 거치도록 했다.

ASF를 막기 위해 의욕적으로 설치한 농장초소는 한달새 1,421개소로 전국에 걸쳐 급증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소독‧세척장비를 갖추지 못해 방역기능 수행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ASF 긴급방역지침에 따라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의 선정 및 설치, 운영 요령과 설치 규격 기준은 물론 근무자의 근무요령까지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농장초소에 대한 규정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20일 182개소였던 거점소독시설은 10월 17일 217개로 늘어났다. 같은 시기에 통제초소는 174개소에서 261개소로 증가했고, 농장초소는 302개소에서 무려 1,421개로 불어났다.
방역초소가 한달전보다 무려 6배나 늘면서 9월 21일 442명이었던 투입인력은 10월17일 7,090명으로 16배나 증가했다.
농장초소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마을주민들이 많이 투입되다보니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잖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농장초소에 주민들이 하루 3교대를 기준으로 13만5천원을 받고 일하면서 마을주민 간 술판을 벌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며 “공무원이나 군대를 투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농장초소가 한달사이에 6배나 늘어났지만 방역기능이 강화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김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농장초소는 거점소독시설이나 통제초소처럼 별도 설치 규정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돼 방역기능면에서 여러 가지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농장초소에 대한 별도의 설치 규격이나 규정이 없어 방역복, 방역용품, 소독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권 의원은 “늘어난 초소의 숫자를 보면 촘촘한 현장방역으로 철저를 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질적인 방역 조치라기보다 숫자 늘리기에 지나지 않다”면서 “세척만 잘 해도 감염원의 90%이상을 제거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는데 농장초소가 이런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ASF긴급방역지침에 농장초소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규정을 추가해 천막시설을 컨테이너로 교체하는 등 겨울철에 대비한 시설보강과 함께 방역기능을 갖춘 초소를 위한 관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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