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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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
  • 장세진
  • 승인 2019.11.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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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11일 정읍시는 무성서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행사를 가졌다.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선 무성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고하는 고유제와 세계문화유산 표지석 제막식, 기념 식수 등이 이루어졌다. 또 무성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큰 역할을 한 관계자들에게 공로패 증정도 있었다.
기념식 후 김종서 등 가수들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이선수의 가곡 공연이 이어졌다. 유진섭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이 안전하게 보존관리 되도록 더욱 힘쓰겠다”며 “무성서원과 연계한 다양한 활용사업을 통해 소중한 문화자원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다음 날 정읍시는 정읍 종합경기장에서 정읍방문의 해와 무성서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SBS와 함께하는 ‘2019 K-POP 1박 2일 콘서트’를 이틀간 열었다. “평소 아이돌 가수의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지역의 젊은 층에게 문화적 수혜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된 공연이기도 하다.
10월 18일엔 지역 문화관광 자원을 집중 홍보하기 위해 전북지역 언론사 문화부 기자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다. 팸투어에 참가한 기자들은 축제가 한창인 구절초 테마공원, SBS드라마 ‘녹두꽃’ 촬영지 김명관 고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 정읍의 맛 전설의 쌍화차 거리 등을 두루 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이 아니다. 11월 4일 정읍시는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 21명을 초청한 팸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정읍시는 무성서원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계획을 설명하고 여행작가협회에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여행작가협회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무성서원을 중심으로 한 정읍의 관광지를 적극 홍보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이다.
정읍시의 이런 행보는 특기할만하다. 내가 아는 한 도내 14개 시ㆍ군중 거의 유일하게 관광지 홍보를 위한 적극적 마케팅 행사라서다. 지자체가 관내 관광지 홍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일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도 주민들의 반발이나 비난 없이 지나가는 건 관광지 홍보라는 대의 명분이 있기 때문일 터이다.
정읍시가 연달아 가진 위의 행사들 키워드는 무성서원이라 할 수 있다.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ㆍ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돈암서원(충남 논산)과 함께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식이 전해진게 7월 8일이니 오히려 늦은 축하 행사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런 일련의 행사들이 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나는 지난 9월 병산서원과 소수서원을 다녀왔다. 다른 볼 일로 나선 경상도 나들이였지만, 가까이 있는 우리 지역의 무성서원보다 앞서 병산서원과 소수서원을 애써 찾은 것은 서울신문 등 중앙일간지에 난 전면광고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서원 4곳이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상북도와 예산 등 여러 가지 다른 사정의 한계가 있을 듯하지만, 광고가 일반대중의 마음을 유인하는 홍보 수단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 활성화를 위해 전국공모전이나 백일장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오랫동안 고교 문예지도를 하면서 깨달은 내 경험으론 공모전이나 백일장만큼 효과적인 홍보 수단도 없다.
배우고 자라나는 고교생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백일장과 공모전이야말로 가장 크고 확실한 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 알리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백일장과 공모전도 병행되어야 한다. 마침 정읍시 후원으로 문인단체가 ‘정읍사문학상’과 ‘상춘곡문학제 문예작품공모전’을 열고 있다.
정읍문화원 주최 ‘전국정읍사랑 시공모전’도 올해 처음 실시되었다. 내가 알기로 도내 어느 시ㆍ군보다 많은 지자체 관광지 방문을 전제로 한 전국공모전이다. 다만, 무성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실시된 공모전인데도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지 못한 점은 아쉽다. 여러 문학장르중 시에 국한한 점 역시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최소한 기행문을 포함한 수필부문까지 확대하는 공모전이 되었으면 한다. 
세계문화유산 무성서원은 정읍의 유명 관광지 내장산이나 이런저런 축제와 다르다. 그냥 보고 먹는 관광은 별다른 홍보없이도 가능하지만, 무성서원의 경우 교육기관이라서다. 예전처럼 그냥 일개 서원이라면 뜸한 관람객도 감내하지만, 이제 전 인류에게 내놓을만한 세계문화유산 아닌가! 다른 지자체보다 앞선 정읍시의 마인드가 무성서원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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