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박형민
‘물은 그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흐른다.’ 당연한 자연의 섭리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은 흙탕물을 만들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맑게 흐른다. 우리는 그런 청량함에 답답했던 마음을 씻어 보낸다. 때론 물의 흐름을 바꿔 우리에게 필요한 생명의 원천을 만들기도 한다.
비상구 신고포상제도 역시 생명을 지키는 자연스러운 제도이다. 비상구는 ‘화재나 지진 등 재난이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출입구’를 뜻한다. 그래서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라고 지칭한다.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고 싶지는 않지만 지난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비상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영업장은 당장 눈앞에 발생되지 않는 사고에 무방비로 비상구 및 소방시설 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고창소방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비상구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특히 화재안전특별조사반의 조사·지도가 있음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고창소방서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비상구 신고 포상제’를 연중 운영하고 있다. 비상구 신고포상제는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영업주의 경각심을 일깨워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비상구 폐쇄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마련됐다.
신고방법은 위법사항을 사진으로 찍어 소방서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우편, 직접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다.
비상구 신고포상제가 악용되지 않도록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을 즉시 방문해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해당업소에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신고자에게 5만원의 포상금 또는 이에 상당하는 포상 물품을 지급하게 된다.
당장 평온한 상태인 것 같지만 사고는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된다. 그래서 안전은 평소에 예방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물의 흐름은 우리에게 유용하고 생명의 원천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 섭리였다면 비상구 폐쇄 및 물건 적치로 흐름을 차단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헤치는 부정적 행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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