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과감하게 국민기업으로 전환 방만경영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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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과감하게 국민기업으로 전환 방만경영 막아야
  • 허성배
  • 승인 2019.11.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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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국 경제는 지금 경제운영의 가치 기준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마치 재벌이나 공기업이 국가 경제 규범을 총체적으로 다스리고 있는 것처럼 나라의 경제 위상이 크게 변색 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의 경영효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지난날 공기업의 비효율은 우리나라의 왜곡된 정치와 관료주의 타성에 기인 하었다고 보아야 마땅하다. 공기업이 정치적 쟁취 물이나 되는 것처럼 이용되고 인사정책의 난맥상 속에서 방만한 경영부실로 현재와 같은 공기업의 작태로는 피땀 어린 국민 혈세, 즉 국가 경제를 망가트려 나라를 위기의 낭떨어지로 망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이 시점에 정부는 금감원을 비롯한 감사원, 국세청, 공정거래위, 사법부 등이 총동원 하여 전 공기업의 전수조사와 구조조정은 물론 과감하고 엄정한 자본과 경영 분리 원칙 아래 국민기업으로 탈바꿈의 명제를 국민은 촉구한다.

세상이 아무리 이상하게 돌아간 다해도 이런일이 있을까? 지지난해 10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한 L.H공사는 통합당시 “국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고 대통령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은 공기업 선진화의 시금석이자 그 완성을 위한 새 출발”이라며 공기업 개혁을 보여 줄 것을 당부 했다.
그러나 개혁의 모범이 되기는커녕 방만 경영의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됐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빛이 100여 조 원으로 하루에 100억 원의 이자를 물고 있다는데. 한 달이면 3천억, 1년이면 3조6천억 원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천문학적인 빚쟁이 공기업  L.H 공사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LH공사 경영진은 국민의 혈세를 이지경으로 만들고도 부끄러움을 모른채 철면피한 작태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여기에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국내 대표적인 부실 공기업인 이 공사는 작년에 1천억 원 상당의 성과 급까지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뿐인가 지난해 1조1,700억 원의 거액 적자를 낸 한국전력이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에서 ‘B(양호) 등급’을 받아 임원 6명이 성과급 3억2700만 원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3조9,000억 원 적자를 낸 국민건강보험공단도 A등 급을 받아 기관장이 보너스 6,400만 원을 받았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이런 처참한 실적을 낸 경영진은 당장 해고됐을 것이다. 매년 수조 원씩 흑자를 내던 한전은 원전 가동을 줄이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린 탈(脫)원전 정책 탓에 1조원대 적자로 돌아섰다. 건보공단은 ‘문재인 케어’ 여파로 2017년 3680억 원 흑자에서 1년 만에 4조원 가까운 적자로 전락했다.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이 거둔 총 순익은 1년 전보다 85%나 급감했다. 이런 급격한 부실화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충격적인 결과다. 실적이 악화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정상인데 정반대로 정규직 전환 2만4000명을 포함해 직원은 3만6000명이나 늘렸다. 그런데도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은 문재인 정부가 정부 정책에 총대를 잘 메는 공공기관에 높은 점수를 주도록 평가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신규 채용 확대처럼 정부 정책에 얼마나 잘 협조하느냐에 따라 성적을 매기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공공 기관장들 앞에서 “일자리 창출, 상생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기관의 경영 철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경영을 부실로 망해서 문을 닫게 생긴 회사에 성과금이 웬말인가? 공기업의 파렴치한 이런 사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퇴직금 과다 지급으로 560억 원이 넘게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복지부 산하의 공기업도 지난해 급료 산출을 10배 높이 잘못책정 지급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더라도 공기업의 이같은 방만하고 잘못된 행위(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 낭비)는 엄정한 국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국민의 빗발치는 여론이다.       
시장 지배력 면에서도 우리나라 재벌은 엄청난 재력으로 파고들고 있다. 시장 구조면에서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인 이른바 독과점형 시장이 품목수 기준으로 64.6%에 달한다. 재벌그룹이 이토록 독주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방만한 금융정책과 세제상의 특혜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금은 수출도 둔화 된데다가 국제경제 악화로 국내경제도 더욱 더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재벌기업의 사업확장이 자가 능력 이상의 금융차입이나 채무보증을 통해서 이루어짐으로써 재벌기업의 재무구조 악화와 한정된 금융자원의 편중배분이라는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
물론 정부도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노력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공정거래 질서유지와 출자한도 제한조치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기 활성화나 공기업 민영화 시책 그리고 SOC 관련출자의 예외 조치 등 경제의 형평과 공정성의 유지보다는 효율과 증진을 위한 정책적 선택이 우선되고 있다는 인상이 더욱 짙다.
자기자본비율을 국제적으로 비교해 보면 미국 40.4%, 일본 31.2%, 대만 50.5%에 비하여 우리나라 대기업은 23.8%로서 금융차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금융 “메커니즘(mechanism)” 위에서는 재벌중심의 과다한 경제집중 현상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없음은 물론 자본주의 체제가 대기업 중심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금융차입으로 대기업이 확장되는 것을 막기위해 은행대출의 이자부담을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해 주는 한도를 자기자본의 3% 이내로 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감가상각비 처리도 만일 3년 이내에 시설자금이나 기술 충당금으로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가 다시 세금으로 환수해 가는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우리나라 처럼 대기업이 비용으로 처리된 감가삼각비를 비업무용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쓰는 등 임의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세법상에 근원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체제가 올바른 경제이념 위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성장 기반이 고루 확산되어야 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과 독일은 각각 5백만개 내외의 중소기업체가 있으며 이는 전체인구의 약5%에 달한다. 이른바 중산층의 안정세력으로서 중소기업이 경제활동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통계에서 본다면 우리경제는 지금 상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하여 약 90만 개의 기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해선 앞으로 1백만 개가 넘는 기업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이치에 서고 있다.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지만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작이 광역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재벌독주와 특히 공기업 철밥통 시대를 막고 공정한 사회와 함께 시민자본주의로서 성숙된 경제규범과 질서가 뿌리 내릴때 우리 경제는 성숙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경제 정책 원리를 정부나 여·야 정치권 특히 여당은 깊이 고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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