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ㆍ취미활동, 오히려 학업성취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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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ㆍ취미활동, 오히려 학업성취도 높인다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0.12.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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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상산고 1학년생 두 명, ‘공부방해’ 학부모 통념 뒤엎어
-제1회 국제청소년 학술대회 우수논문

“이제 공부 좀 해야지?”

학부모들은 자녀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그동안 꾸준히 해오던 축구클럽,피아노,미술등 특기․취미활동을 중단시킨다.

학교수업,학원,독선생 과외등 공부에 전념할 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에 제일먼저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특기적성 활동들이다.

과연 이러한 학무모들의 판단은 옳은걸일까?

전주 상산고 1학년 김민기,손소원 학생은 공동 논문을 통해 특기․취미활동이 학업성취도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색다른 주장을 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학생은 지난달 과학기술교육부 주최,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제1회 국제청소년 학술대회’에서'한국학생들의 특기․취미활동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우수 청소년 학자상‘을 받았다.

특히 현재까지 전문가나 교사들 중심으로 특기ㆍ취미활동의 효율성에 관한 연구는 많았으나 활동주체인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특기취미활동과 학업성취도간 상관관계를 밝힌 논문으로서 중학교에 진학만해도 특기ㆍ취미활동을 그만두게 하는 학부모들에게 전인교육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학부모들의 통념을 깬 ‘발칙한 주장’의 뼈대는 초․중학교시절에 지속적인 특기․취미활동을 해온 학생들이 이를 중단한 학생들보다 학업성적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는 것.

표본 집단은 대전광역시, 충남․북, 전북지역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 240명(남 120명, 여 120명)으로 지난 9월 27일~10월1일까지 5일간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대상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결과물은 지난 6월과 9월에 걸친 전국 연합 학력평가 수능모의고사 성적을 자가진단법에 따라 산출한 결과 특기․취미활동을 지속한 집단 140명 가운데 ‘상위성적’을 받은 학생이 105명으로 무려 75%를 차지한 반면 특기․취미활동 중단집단은 100명중 45명(45%)에 그쳤다.(*관련표 1참조)

특기․취미활동을 지속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은 것은 중단한 학생들보다 심리적인 만족도가 높기때문이라는 분석결과도 내놓았다.

특기 및 취미활동을 지속한 학생들은 ‘스트레스저하’, ‘학업성적향상’, ‘집중력향상’, ‘자신감부여’, ‘교우관계향상’, ‘보람된 학창생활유지’,‘후배들에게 추천’ 등 7항목에서 중단집단보다 높게 나왔다.

논문에서는 각계 각층의 사회적 성취도가 높은 직업인 20명을 선정해 16일동안 서면질의를 통한 심층인터뷰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이 가운데 17명(85%)은 학생시절의 특기․취미활동이 스트레스 해소, 이해력 향상, 자신감 및 성취감 향상, 체력향상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학업에도 직․간접으로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것.

인터뷰에 응한 의사 정 모씨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레고조립이 수술할 때 큰 도움이 된다”와 또 다른 여의사 김 모씨도 “상처 봉합할 때 취미인 십자수 덕을 본다”고 말했다.

수학교사인 전 모씨(서울대 수학과 졸업)도 “취미였던 독서가 수학성적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독서량이 부족한 아이들은 수학의 기본개념과 문제파악 능력이 떨어져 수학을 잘 할 수 없다. 수학을 잘하려면 책 읽는 취미를 갖으라”는 발언을 논문에 소개했다.

논문을 발표한 손소원 양(16.전주 상산고1)은 “우리 학교는 남들이 보면 공부만 하는 집단들이 모인 곳 처럼 생각하지만 초ㆍ중학교때부터 꾸준히 자신의 특기와 적성, 혹은 취미라고 할 만한 학업외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됐다”며 “ 통합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특기・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고 말했다.

김민기 군(16)도 “학업성취도가 높았던 전문직 종사자들도 학창시절부터 특기․취미활동을 열심히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 특기․취미활동이 학업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과 이해력 향상,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이는 데에 많은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삶의 여유와 활력,행복지수 상승에도 도움을 준다” 고 주장했다.

한편 논문에서 학생들이 특기․취미활동을 중단하게 된 이유는 응답자 88명 가운데 ‘학업방해’가 48%,‘소질부족’ 16%,‘경제적 이유’ 5% 순으로 나타났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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