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완서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의금 받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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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완서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의금 받지 마라"
  • 투데이안
  • 승인 2011.01.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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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등단 40주년을 맞이한 소설가 박완서(80·여) 선생이 22일 오전 5시20분께 경기 구리시 아차동 자택에서 담낭암으로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구 서울삼섬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활짝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이 놓였다.

박 선생은 지난해 10월 담낭암 수술을 받고 상태가 호전돼 이달 11일부터 자택에서 큰딸 호원숙씨(57·여)와 함께 지냈다.

큰딸 호씨는 "어머니가 주무시다 편안히 돌아가셨다"며 "특별한 임종 시에 유지를 남기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셋째 사위인 권오정씨(53)는 "더 이상 장모님의 훌륭한 말씀을 듣지 못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며 "장모님과 대화를 나누는게 인생의 재미중에 하나"였다고 심경을 전했다.

오전 11시께 찾은 고인의 빈소는 지인들과 가족들의 장례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11시30분께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화도 도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박 선생의 지인들과 문학계 후배들의 조문도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50분께 빈소를 찾은 가수 김창완씨(57)는 "한달전쯤 고인을 만났을때 '몸이 안좋아요'라고 첫 마디를 나눴다'"며 "그게 마지막이 됐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털어놨다.

눈가가 촉촉해진 김씨는 "그래도 선생님이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고 안도했다.

고인의 빈소 입구에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는 안내문이 쓰여 있다.

고인은 평소 "문인들은 돈이 없다"며 "내가 죽거든 찾아오는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사위인 권씨가 밝혔다.

박완서 선생은 서울대 국문과를 중퇴한 뒤 마흔이 되던 1970년에 장편소설 '나목'이 여성동아 현상공모에 당선돼 문단에 들어왔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현대문학상(1993), 대산문학상(1997),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 예술상(2006) 등을 받았다. 1998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장례식은 천주교식으로 진행된다. 발인은 25일 오전이다.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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