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은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폭설에도 조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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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은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폭설에도 조문 잇따라
  • 투데이안
  • 승인 2011.01.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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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계의 큰 별인 소설가 고(故) 박완서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는 23일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문인들은 세상을 떠나면서도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유언을 남겨 가난한 문인들의 마음을 헤아렸던 그의 죽음을 더욱 애통해하며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도 한 걸음에 달려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날 오후 4시께 빈소 입구에서 부터 50m 가량 길게 줄을 지어 선 조문객들로 빈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박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문인들과 지인들은 하나 같이 그를 '소박하고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박 선생과 함께 문학에 대한 얘기를 자주 나눴다던 이해인 수녀는 "선생은 따뜻하고 지혜롭고 항상 정의의 편에 서 있었던 분"이라며 "문인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겸손했으며 소위 '난체'하지 않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생은 나이와 상관없이 소통을 나눈 분이기도 하다"며 "그 분의 작품 세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흘러가는 강물과 같은 분이었다"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시인 이경희 선생도 지팡이를 짚고 빈소를 찾았다. 그는 "함께 문단에서 활동한 우리 선배님인데…"라며 말끝을 흐린 뒤, "지금 내가 몸이 조금 불편한데 이렇게라도 뵈려고 왔다"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빈소 입구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박 선생의 영정을 조금이라도 먼저 보고 싶은 듯 까치발로 고개를 내미는 조문객도 있었다. 평소 박 선생의 작품을 좋아했던 한 시민은 고인의 가는 길이라도 직접 배웅하고 싶어 아들의 손을 잡고 빈소를 찾기도 했다.

서울 발산동에 사는 주부 류영희씨(44)는 "박 선생의 책을 즐겨 읽다 보니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직접 와서 뵙고 싶었다"며 "아들에게도 그 분이 어떤 분이었는지 알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 왔다"고 말했다.

이날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등 정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와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 전 대표는 "박 선생의 소식을 들었을 때 갑작스러워서 가슴이 아팠다"며 "그 분의 자서전을 보면 젊었을 때 얘기도 참 재미있게 쓴 것처럼 항상 마음이 젊은 분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한편 박 선생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천주교식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40분이며 같은 날 오전 10시 구리 토평동 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진행된다. 장지는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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