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넘은 ‘대통령 탄핵’ 청원 여권은 민심에 겸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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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넘은 ‘대통령 탄핵’ 청원 여권은 민심에 겸허해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3.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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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사실 왜곡과 책임 떠넘기기, 자화자찬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정부·여당 인사들의 궤변과 막말이 이어지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모두가 합심 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호소해도 모자랄 판에 당정의 책임있는 고위 인사들이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박 장관은 또 “감염학회가 중국 전역 입국 금지를 건의하지 않았다”고 말해 거짓말 논란에도 휘말리고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원이 중국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이런 사실조차 왜곡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거짓 답변을 일삼는 인사가 코로나 사태 수습의 주무 장관이라니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답답할 따름이다.
또한, 외신 보도를 인용했다고는 하나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확진자 급증은 우리나라의 방역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황당한 논리의 발언과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를 향해 “시설 폐쇄도 하지 않고… 별로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라는 막말까지 나왔다. 귀를 의심케 한다.
아무리 정치적 반대편이라 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단체장들에게 이게 할 소리인가. 확진자가 속출하고 전시를 방불케 하는 비상사태 속에 마음 졸이며 노심초사하는 국민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내놓을 수 없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니 여당에서조차 “답답해서 잠도 오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를 좀 헤아려 발언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 아닌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속이 뻔히 보이는 막말 릴레이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지난 2일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난달 4일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란 제목으로 처음 올라온 청원은 초기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25일 오후부터 폭발적으로 참여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며칠 만에 100만 명을 넘긴 것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속출, 마스크 대란,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등 코리아 포비아의 확산으로 상처 입은 국민의 쓰린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킨데 대한 사과를 하기는커녕 자화자찬과 막말을 늘어놓고 있으니 어찌 민심이 들끓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권은 민심의 분노를 자극하지 말고 자숙하고 겸허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외무부는 코로나19 발원(發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애초부터 우방국가에 알리고 대책을 강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늦장 외교로 피해 당사국인 우리나라를 발원지로 뒤집어 씌운 중국에 강력한 경고는 고사하고 가만히 앉아 194개국 입국 금지령으로 국제 미아가 되고 말았다.
국민 앞에 모든 걸 투명하게 밝히고 협조를 구하는 게 순리다. 위기 때 단단해지는 강인한 민족성과 애국심,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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