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까지 온기 지피는 장수 따뜻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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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까지 온기 지피는 장수 따뜻한 밥상
  • 권남주 기자
  • 승인 2020.03.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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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시니어클럽 베테랑 주부들 출동, 집밥 그리운 현대인에 푸근한 情 나눠

 

바쁜 일상으로 끼니를 간편식으로 해결하는 하루가 반복되는 직장인들은 아무리 좋은 음식과 영양제를 챙겨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있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나 요즘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같은 유행병이 돌땐 더더욱 그리운 그것. 바로 엄마가 손수 지어 만든 음식들로 한상 가득 차려진 밥상이 아닐까? 값비싼 보약도, 바다건너 온 영양제도 따라오지 못 하는 엄마의 손맛. 인심 좋고 정 많은 동네 장수에는 우리네 엄마들이 모여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 ‘장수 따뜻한 밥상’에서 먹는 한 끼는 든든함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한다. /편집자주

 

▲김치, 장아찌, 나물 등 밑반찬은 물론 모든 요리는 다 엄마 손으로
아침 7시 30분부터 임영란 반장(66)을 중심으로 8명의 어머니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시금치를 다듬고, 양념장을 만들고, 두부를 부치는 등 역시나 베테랑 솜씨로 주방을 사로잡았다.
손은 분주하지만 웃음은 끊이지 않고 가끔씩 트로트가 흘러 나와 요리에 즐거움을 더하기도.
구성진 어머니의 노래 한 자락에 잡채와 돼지고기볶음, 두부부침, 시금치나물, 꽁치찌개, 배춧국, 어묵조림 등 10여 가지 반찬들이 뚝딱하고 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어머니들이 직접 담근 김장 김치와 고추 장아찌, 연근 조림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진수성찬.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수사과로 만든 샐러드와 철 맞은 딸기, 쿠키와 요구르트, 사탕까지 상에 오르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5첩 반상에 계란프라이는 꼬마 손님을 위한 할머니 마음
11시 30분이 가까워지자 손님들이 들어서기 시작. 무표정이었다가도 식당 문을 엶과 동시에 풍기는 맛있는 음식 냄새로 하나같이 새어나오는 미소는 숨기지 못한다. 어린이 손님부터 어르신 손님까지 접시 한 가득 음식을 담고 게 눈 감추듯 먹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군침을 돌게 했다. 어른들 입맛에 맞춰진 찬들에 혹여나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할까 어느새 임 반장님은 “김치랑 반찬이 매우면 계란프라이랑 잡채랑 같이 먹어”라며 건넸다.
정과 사랑까지 담아내는 따뜻한 밥상이다.

 

▲잔반 없는 그릇이 엄마들의 행복이자 활력
‘따뜻한 밥상’은 임영란 반장을 포함한 18명의 어머님들이 8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임 반장님이 제일 막내, 가장 왕(?)언니는 장복순(75)어머님이다. 평균 나이만도 어림잡아 69~70세인 어르신들 8명이 매일 같이 이른 아침부터 100여 명의 점심을 준비하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하지만 집에 있는 것보다 이곳에서 다 같이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만드는 것이 즐겁다는 이들. 제일 뿌듯한 순간은 모두 하나같이 손님들이 음식을 남김없이 다 먹고 감사인사를 건넬 때라고 전했다.
임영란 반장은 “손님들이 음식을 남김없이 맛있게 먹고 잘 먹었다고 인사 할 때 가장 보람되고 기쁘다”며 “앞으로도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모두가 다 밥먹는 순간만은 행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농협장수군지부에서 읍내 방향 골목길 끝에 위치한 ‘따뜻한 밥상’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조금만 늦장을 부리면 준비된 찬이 떨어져 발길을 돌리는 일도 빈번치 않게 겪는 일.
밥심이 필요하거나 엄마 손맛의 위안이 필요할 때, 집밥이 그리울 땐 장수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장수 따뜻한 밥상’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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