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 형제려니 하고 대구로
상태바
내 부모, 형제려니 하고 대구로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3.29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제소방서 교동119안전센터 김혜훈

 

간호사를 3년 반 동안 하면서 환자분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하다 보니 선배를 통해 구급대원의 존재를 알게 됐고 소방관에 지원함에 있어 항상 마음에 가지고 있는 글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구급대원을 하고 있었다.
2월 초에 한참 코로나가 발병했을 당시 신종플루 과거력이 있어 힘들게 지냈었던 나는 신규 구급대원이면서도 사스, 메르스와 같은 공포를 느끼고 있을 때였다.
동원령이 떨어지고 나서 대구로 지원을 해 대구본부 집결지에 도착했을 때 나에게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전북에서 보지도 못한 전쟁과 같은 지역이구나....’ 그리고 많은 구급차의 대열을 보고 ‘와.. 대구를 위해 이렇게 모여주신 구급대원들 너무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가격리 중인 경증 확진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업무를 했는데 접촉을 최대한 하지 않아야 하기에 혼자 처음 와본 대구에서 이송 업무을 했다.
처음에는 주택이나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환자를 태웠을 땐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경증 확진자분들이 모자를 쓰고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몰래 걸어와 구급차에 타는지 영문을 몰랐었다.
그런데 이송을 하다 보니 현장 도착 전 환자분에게 전화 후 빌라에 도착했는데 현장에는 빌라주인, 옆집 등 여러 사람들이 나와 계셨고 환자분이 빌라에서 내려오시는데 삿대질을 하면서 눈치를 주셔서 왜 환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숨어서 구급차에 타시는지 그때서야 알게 됐다.
너무 안타까워 점심 식사는 하셨는지 더욱 친근하게 얘기하며 걱정들 덜어드리며 이송했던 기억이 있다.
저녁까지 대구에 같이 파견 온 분들과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혼자 이송업무를 묵묵히 했던 나는 구급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파이팅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고생한다고 엄지를 들어주는 대구 시민분들이 있어 힘이 들었지만 7일간의 지원기간 동안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구급대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
지원기간이 끝나고 남원의료원에 도착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같이 파견온 11명의 소방대원들은 음성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나만 안걸리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내가 TV를 통해 대구의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국민을 걱정하는 나를 보았다.
지금도 대구에 파견돼 근무를 하고 있는 같은 소방 직원분들도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시고 국민분들도 코로나에서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다들 노력하고 계신다.
더 이상 대한민국에 아픈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모두들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