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영화생태계 위한 독립영화 제작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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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영화생태계 위한 독립영화 제작 나서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4.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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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잠해졌지만 촬영장소로 쓰였던 슈퍼와 피자집이 이른바 ‘기생충 순례지’로 급부상하면서 사람들이 몰렸다. 지자체에서는 이를 관광자원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기생충 열풍에서 전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기생충의 상당 분량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트장 복원 및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에서는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세트장 복원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반응들은 기생충 열풍이 워낙 파급력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일견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타당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기생충 열풍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바로 지역 영화생태계 조성이 그것이다. 기생충 열풍을 계기로 지역 영화생태계 조성을 견인하기 위한 지역 독립영화 제작지원에 전북도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독립영화는 비록 상업영화만큼 대중적 선호도는 없지만 예술과 산업적인 측면 모두에서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당장 가시적인 지원효과가 없어 지자체의 지원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치열한 영화제 경쟁에서 나름의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기존 유수 영화제의 흐름을 쫓아가는데 급급했다면 지금의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닌 위상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즉 지역 독립영화 제작지원은 전주국제영화제라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전라북도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부합하는 것이며, 지역 영화인의 창작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전주와 전라북도가 영화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데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침 송하진 도지사는 전주시장 재직시절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늘날의 위상을 지닐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 나아가 전주영화종합촬영소와 디지털독립영화관, 영화제작소 개관 등 관련 인프라를 연달아 확충함으로써 지역 영화영상 진흥의 기초를 닦아놓은 장본인이다.

이제 도지사로서 시장 재임시절의 경험과 역량을 살려 지역 영화영상 진흥을 위해 다시 한 번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최근 기생충 열풍이 전라북도 영화영상 진흥정책에 남긴 과제이며 전라북도 영화영상 진흥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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