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거꾸로 가는 세상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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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거꾸로 가는 세상 바로잡아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6.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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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이 마치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무섭고 불안하기까지 할 정도로 세상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정치권, 교육 현장, 사법부, 공기업, 사회 등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가운데는 말세 증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심하고 기가 막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최근 매스컴들을 보면 우리 사회는 볼장 다 본 막가는 세상처럼 느껴져 정신이 산란하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상은 어지럽고 언론은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부정을 저지르고도 반성 없이 부끄러운 국회 특권 뒤에 숨어 뻔뻔한 민낯을 서슴없이 내민다. 이들을 정의롭고 칼날 같은 검·경과 언론의 정론직필로 일벌백계, 추상 같은 헌정질서를 바로잡이 주기를 국민은 바란다.

또한 어느 집에서는 어버이날 40대의 남매가 80을 바라보는 자기 아버지를 무자비하게 살해한 뒤 칼로 시신을 훼손하는 끔찍한 패륜을 저질렀다.

또한, 최근 전주에서 발생한 재산관계로 50대 아들이 90세 아버지를 둔기로 머리를 쳐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엽기적이고 큰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TV에서는 온종일 그 끔찍한 소식을 반복해서 전하고 있다.

범인들은 아버지의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김장할 때 쓰는 대형 고무통과 100리터짜리 대형 종량제 봉투 여러 장과 표백제까지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남매는 돈 문제로 아버지와 다툼이 있었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이 컸다고 한다. 이들은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면서도 얼굴과 실명, 개인적인 신상 등 모든 것을 공개해도 좋다고 했다. 제 아버지를 죽이고도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다.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거나 욕하고 성추행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학생들이 오히려 교권을 침해하고 있다. 더는 버틸 수 없어서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늘고 있다는 보도다. 더 기막힌 일은 교사가 훈육 차원에서 학생을 때릴 경우에는 학부모가 그 교사를 가만두지 않는 데 반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할 경우에는 학교 측과 피해를 본 교사는 오히려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담배 피우는 것을 나무라는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로 찔러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학생, 수업 시간에 장난치는 것을 훈계하던 여교사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해대는 학생, 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멱살을 잡고 흔드는 학생, 화장실에 숨어 들어가 여교사가 용변 보는 모습을 엿보는 학생, 야구방망이를 들고 교무실에 뛰어들어가 난동을 부리는 학생 등 중·고등학생의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 행위는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돼가는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어느 당의 당선자 총회에 관한 소식도 참으로 어이없다.

당선자 122명 가운데 1/3이나 되는 39명은 불참하고 83명만이 참석했는데 참석했다가 중간에 자리를 뜬 사람, 앉아서 조는 사람, 아예 자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냉정히 따져보면 저들은 선거에 참패한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

당이 참패했을 뿐 저들은 참패한 것이 아니라 당선자들로서 승리감과 행복감에 젖어 오히려 즐겁기만 한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이야 어찌 되던 나는 나일 뿐 일체감이 없는 빈 깡통 조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들딸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학교, 국가와 국민보다는 나의 이해와 출세만을 계산하는 정치꾼들… 일부 사법부와 공기업 변호사의 비리 등 모두가 구제 불능의 중증(重症)이다. 저런 사람들이 날뛰는 세상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정치, 사회, 가정, 교육 모두가 총체적 부패 현상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변하고 세태가 나쁘게 변하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위아래도 없어지고, 해서는 안 될 짓과 꼭 해야 할 일도 구별하지 못하는 한심한 세태로 변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늘 복잡하고 문제투성이이다. 그럴 때 언론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기여하느냐 부정적이고 발전을 저해하는 쪽으로 작용하느냐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어지럽게 돌아가는 것 같은 요즘 세태에는 매스컴이 부정적인 촉각보다는 사실보도로 작동해서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데 이바지 하고,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쓸 수 있도록 앞장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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