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겸 연예인, 반길수도 거부할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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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겸 연예인, 반길수도 거부할수도 없네
  • 투데이안
  • 승인 2011.02.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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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테이너' 바람이 다시 분다. 아나운서 겸 엔터테이너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나테이너는 2000년대 초에 유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아나운서들이 TV 예능프로그램에 하나둘씩 또 등장하고 있다.

MBC TV '뉴스데스크' 전 앵커 박혜진(33·사진) 아나운서는 지난해 11월 같은 방송사의 '위대한 탄생' MC로 낙점됐다. '위대한 탄생'은 일반인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첫회에서 제작진은 박씨의 MC 자질을 검증하는 인터뷰 장면을 방송했다. 박씨는 녹화에서 가수 거미의 '어른아이'를 불렀다.

시청자들은 "단발웨이브에 블랙미니드레스 차림으로 노래 부르는 모습이 신선했다", "가수를 능가하는 노래솜씨였다" 또는 "딱딱한 뉴스진행을 보는 듯 했다", "첫 방송이지만 MC에 지나치게 기댄 느낌"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 사이를 오가는 대상에 대한 평가다.

비슷한 시기에 아들을 출산한 나경은(30) 아나운서는 MBC에브리원 조선멜로토크쇼 '미인도'로 컴백했다. 사대부 집안 마님들의 은밀한 아지트인 미인각에서 벌이는 잡담 프로그램이다. 이영자, 임형준 등과 입담대결을 펼치고 있다.

아나운서가 정보전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파격적이다. 게다가 아나테이너들은 전문성을 살리기 보다 오락성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MBC라디오 '아이러브스포츠' 등을 진행중인 MBC 서인(32) 아나운서는 지난 2일 MBC TV 설특집 '두근두근 스타 사랑의 스튜디오'에서 그룹 '비스트'의 댄스를 재연했다. 일찌감치 예능감을 발휘해온 KBS 전현무(34) 아나운서는 자신이 맡은 '비타민', '생생정보통' 등 외에 설특집 '빅스타 ×파일', '아이돌 브레인 대격돌', '심형래쇼' 등에 출연했다.

MBC 아나운서국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나운서가 연예, 오락부문에서 배제됐지만 사회가 바뀌면서 시사정보나 뉴스 말고도 대중이 기대하는 수준이 있다"며 "적정선 안에서 대중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고민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연예인과 차별화, 활동영역 확장 등 아나테이너를 긍정하는 시각도 엄연하다.

MBC의 어느 아나운서는 "올바른 언어를 구사하면서 적정선을 지키면 아나운서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연예프로그램에 나가도 어느 선 이하로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BS의 전직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도 연예인의 활동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영역 확장"이라며 "자신의 관심분야나 전공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문제삼을 이유는 없다"고 짚었다.

한편 27일 첫 방송되는 아나운서 오디션 프로그램인 MBC TV '신입사원'을 두고 일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성을 요하는 아나운서가 아닌 또 다른 스타연예인 배출 프로그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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