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사건 엘리트체육계의 구조적 모순을 일소하라
상태바
故 최숙현 선수 사건 엘리트체육계의 구조적 모순을 일소하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7.06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시청 소속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사건은 성적지상주의 엘리트체육 구조하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 또 다시 일어난 것이다. 실로 가슴 아픈 일이다.

코치의 선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인권센터를 대신해 올 8월에 상설 독립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를 신설하려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안타깝다.

이처럼 체육계의 잦은 폭력과 성폭력 사건은 단순한 관행이나 제도의 문제만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한국체육이 자본에 마취돼 형성해온 스포츠의 상품화와 승리지상주의 및 국가주의의 구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금메달에 광팬적 환호를 외치면서 스스로 스포츠 국가주의 함정에 빠진 우리에게도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엘리트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개인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한 채, 성적을 내기 위해 폭언과 폭력에 시달려 왔다. 결국 감수성이 예민한 선수일수록 견디지 못하고, 호소할 길도 없는 선수의 유일한 도피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폭력을 행사한 감독, 팀닥터, 선배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제도개선만으로 재발방지가 될 수는 없다.

바로 체육계와 국민 모두가 함께 진정성 있게 변해야 한다. 비극의 사슬을 끊는 길은, 스포츠강국의 환상과 자본의 논리에 갇힌 한국체육의 구조적 모순을 일소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도모’라는 체육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데에 체육계와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체육교육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합의해야 한다. 땀 흘려 훈련한 꼴찌 선수에게도 진심을 다한 뜨거운 감동의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눈에 보일 때 비로소 진정으로 변한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