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의 사람잡는 유혹, 안전수칙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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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의 사람잡는 유혹, 안전수칙을 지키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0.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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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훈 덕진소방서 119구조대장

맑은 하늘, 시원한 공기, 물오른 단풍, 두근거리는 가슴까지 풍성한 색동옷으로 갈아입은 산이 유혹의 노래를 부르는 가을이 다가왔다.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가을 단풍의 하늘하늘한 손짓을 보면 한 번쯤 산 정상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치명적인 매혹 이면에는 늘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는 법이다. 
그저 평화로울 것 같기만 한 가을산행에는 까닥 방심하면 누구나 부상을 당할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진안군 상전면, 임실군 신덕면 야산에서 밤,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어 일어난 안타까운 실종사고가 있었다.
전북소방본부가 집계한 결과 최근 5년간(2015∼2019) 도내 산행 관련 사고는 총 2,502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840건(33.6%)이 버섯, 밤, 잣 등을 채취하거나 단풍 행락객이 몰리는 가을철에 집중됐다. 여름철 586건, 봄철 573건, 겨울철 503건 순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산속에서 길을 잃은 등 일반 조난이 539건(21.5%)으로 가장 많았다. 
실족이나 추락 487건(19.5%), 심장병 등 개인 질환 269건(10.8%)으로 뒤를 이었다.
약초나 식용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깊은 산속에 들어갔다가 조난사고를 당하는 경우 다음과 같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산에 오를 경우 가급적 혼자 가지 말고, 주변 지리에 익숙한 사람과 동행을 할 것이며, 혼자일 경우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깊은 숲속에 들어가 채취에 몰두하다 보면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 조난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깊은 곳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산에서는 해가 평지보다 일찍 지기 때문에 여유 있게 시간을 가지고 하산을 해야 하며, 식용버섯인지 독버섯인지 정확하게 판단해 조금이라도 의심이 갈 경우 채취를 삼가야 한다.
이외에도 일반적으로 산행할 때 들개, 벌떼, 뱀 물림도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119로 유기견이 들개로 출현하는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때는 절대로 당황하거나 놀란 기색을 보이지 말고 무관심한 척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달아나면 개는 더욱 공격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움직이지 말고, 개와 시선을 맞추지도 말고 무관심한 척하면서 개를 관찰한다. 
개에게 던져 줄 먹거리가 있으면 이것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산행 전에는 각자가 기본적인 대응 방법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해서는 과도한 행동으로 자극하지 말고, 자리에서 자세를 낮추고 엎드려 벌떼를 피한다. 
산행할 때는 강한 향의 향수나 화장품과 화려한 색의 옷을 입지 않는다. 벌에 쏘인 경우는 손톱이나 카드 등으로 옆으로 긁어내듯 침을 제거해야 한다.
뱀에 물린 이빨자국이 말발굽 모양이면 독이 없고, 앞쪽에 두 개의 자국이 뚜렷한 경우는 독사로 보면 된다. 
이때는 먼저 깨끗한 미지근한 물로 부어 물린 부위의 독과 이물질을 씻어내고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물린 부위를 내려놓고 물린 부위의 위쪽을 묶어 준다. 여유가 있는 경우는 뱀의 사진을 찍어두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무리한 산행을 자제하고 위와 같은 안전수칙을 숙지한다면 더욱 즐겁고 안전한 가을 산행이 될 것이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이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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