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4명의 전북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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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된 4명의 전북 국회의원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0.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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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10월 18일 대검찰청 공공수사부는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총 2,874명(구속 36명)이 입건되고, 당선인 27명 등 1,15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20대 총선 대비 전체 입건 인원은 3,176명에서 2,874명으로 9.5% 줄었다. 구속 인원은 114명에서 36명으로 68.4% 감소했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줄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대면 접촉이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은 씁쓸함을 안긴다. 
민주주의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 고양보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재난·재해로 인해 선거사범이 감소했다는 것이어서다.
또 검찰은 ‘불구속 수사원칙 준수’ 방침에 따라 증거인멸·도주우려가 있거나, 공직선거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한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 구속 인원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는 흑색·불법선거사범이 1,245명에서 892명, 금품선거사범이 649명에서 481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당내 경선 관련 선거사범(45명→131명)과 선거폭력·방해사범(111명→244명)은 증가했다. 
당내경선 관련 선거사범 증가는 지역별로 정당 지지도가 편중돼 있는 국내 정치현실의 특성상 특정 정당의 후보자로 추천되면 당선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경선은 선거운동에 비해 비용과 적발 위험이 적은 반면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소된 27명의 현역 국회의원들 소속은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11명, 정의당 1명, 열린민주당 1명, 무소속 5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3명이 탈당해 무소속이 된 걸 감안하면 사실상 집권여당이 기소된 선거사범 1위임을 알 수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103명 중 11명이 기소돼 재판 결과에 따라 개헌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도 있는 위협을 받게 됐다.
그런데 쪽팔리게도 이 가운데 전북 국회의원이 4명(15%)이나 들어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지역구 의원 수다.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주을)과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김제·부안)은 각각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총선 당시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정읍·고창)은 이미 1심 재판에서 검찰이 당선 무효형을 구형한 상태다. 
특히 이상직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4가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자신을 도왔던 선거운동원 등 모두 10명이 기소됐다. 
기소된 의원들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로 국회의원직을 잃게 된다.
우선 평생 쓰지 않던 마스크까지 쓰고 가서 투표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선거를 하다보면 그럴 수 있으려니 하면서도 전북 국회의원이 4명이나 기소된 데 이어 전국 1위라는 사실에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그들이 무죄를 선고받는다 하더라도 일단 도민에게 안긴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진 않을 것이다.
만약 당선무효가 나와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그 낭비는 또 얼마나 막심하겠는가 생각하니 더 울화가 치민다. 
후보들을 뼛속까지 알고 찍는 유권자가 얼마나 있을까만은, 당선 무효 국회의원을 만든 건 결국 유권자들이라는 점에서 그 잘못도 간과할 수 없다. 
가끔 투표를 하지 않으려는 유혹에 빠져드는 이유다.  
아무튼 45명에서 131명으로 거의 3배쯤 늘어난 당내 경선 관련 선거사범에 대해선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내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이란 현실인식 때문 같은 편끼리 더 박 터지게 싸우는 건 물론 고소·고발이 봇물을 이루기 때문이다. 
축제 분위기는커녕 견원지간(犬猿之間)을 만들어내는 이런 당내 경선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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