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표, 피할 수 없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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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투표, 피할 수 없는 미래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0.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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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선거관리위원회 박시현

올해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코로나19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병의 확산과 투표율 저조 등의 우려로 한때 선거 연기까지 거론됐으나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듯 투표율 66.2%,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러한 투표율 뒤에는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뛰어넘은 국민들의 투표에 대한 열망도 있었지만 비닐장갑과 체온계 등 직전 선거까지만 해도 투표소와 전혀 상관없어 보였을 물건들을 구비하며 안전한 선거를 위해 진땀 흘린 선거관리위원회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이렇듯 작년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병은 일상의 마스크에서부터 투표소의 비닐장갑까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언택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생소한 단어는 일상용어가 됐고 아직 시기 상조라는 인식이 많았던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 각종 비대면 온라인 시스템이 우리의 삶으로 성큼 들어왔다.
감염병의 종식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으나 학자들은 코로나19 감염병의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시스템 등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코로나19사태는 단순 감염병의 창궐이 아니라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는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역사적 분기점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염병의 창궐과 온라인화의 흐름 속에서도 공직 선거에서의 투표 방식은 제21대 총선에서 보듯 종이투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온라인 투표 시스템’ 자체를 구축하는 것은 이미 우리의 삶에 익숙히 들어와있는 댓글 추천 시스템에서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 등을 보더라도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그럼에도 5G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 초연결 사회로까지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왜 공직선거에서의 투표 방식만은 감염병의 위험과 자원 낭비를 감수하며 온라인이 아닌 종이투표를 고수하는 것일까?
핵심문제는 시스템의 해킹과 위변조 가능성이다. 이러한 문제는 언제나 공직 선거에서 온라인 투표 도입의 공론화를 막았고,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과 거기에 맞춰 방어를 반복하는 기존의 보안 시스템으로는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 시킬 만큼 충분한 해법이 되지 못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도 온라인 투표의 보안성을 강화할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로 점차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시작은 가상화폐거래 과정의 검증용도였지만 가상화폐 투기가 한창 비판을 받을 무렵에도 그 뛰어난 활용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나하나의 거래기록을 그 시스템의 참여한 모든 노드(컴퓨터)들에 저장하고 교차 검증해 그 무결성을 유지하는 개념의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8년부터 온라인투표시스템에 맞게 개발 및 적용을 완료해 온라인투표사이트 ‘케이보팅’을 통해 각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에서 활용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공직선거에서 온라인투표를 전면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의 정비와 대리투표 문제, 노년층의 디지털격차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투표시스템 적용의 어려움과는 상관없이 공직선거에서 온라인투표로의 전환은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민의를 확인하기 위해 수개월의 준비기간, 수만개의 투·개표물품과 수천 명의 관리 인력이 필요한 현재 공직 선거의 종이투표 방식은 이미 그 수명을 다하기 시작했고, 증가하는 국민의 정치 참여에 대한 욕구와 관심, 신속성과 연결성이 강조되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현실화되고 각종 환경문제가 모든 국가의 제1의 난제가 돼갈 것이 예견되는 현재시점에서도 이미 온라인 투표는 숙명적으로 종이투표 방식의 완벽한 대체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1945년 해방 이후 군정과 독재를 겪으며 암울한 시기를 묵묵히 견뎌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2013년 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창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선거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선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인정받으며 화려하게 꽃피웠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선거제도의 모범국으로서 다가올 미래의 전 세계에 대한민국에서 만든 온라인투표시스템이라는 씨앗을 뿌릴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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