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서 피어나는 꽃,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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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끝에서 피어나는 꽃, 심폐소생술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1.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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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장 김혜정

10여 년 전, 처음 기본소생술 제공자과정 자격증을 취득할 때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보았던 문구가 지금도 나의 가슴에 박혀 있다.
“나 하나로 또 하나의 생명을”

이 문구는 현장에 무뎌져가고 있던 나를 깨우고, 내 손끝에서 시작하거나 혹은 맺음을 하게 될 생명의 존귀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여 지금까지 현장활동을 할 때마다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특히 심정지 현장에 출동할때면 늘 긴장감이 최고조가 된다.
요즘은 심정지 현장에 출동하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일반인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생경한 풍경에 놀랍기도 한 반면 그간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듯해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전북소방본부는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인명을 소생시키는 경우 하트세이버(Heart Saver) 배지를 수여하고 있는데, 2008년 하트세이버 제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177명이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급성심장정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심장정지 발생건수는 3만782건으로 11년 전(2008년 2만1,905건)보다 약 40.5% 증가하였으며, 생존율은 전국 평균 8.7%로 지난 2008년 (2.5%)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율 증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목격여부와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인데, 목격된 심정지인 경우 생존율은 14.4%로 비목격 심정지 생존율(3.8%)보다 10.6%p 높게 나타났으며, 일반인 심폐소생술을 시행여부에 따른 생존율에서는 목격자 심폐소생술 시행시 생존율이 15%로 미시행시 생존율(6.2%)보다 8.8%p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심정지는 목격될수록 그리고 최초 목격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수록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인 심폐소생술 교육경험을 확대하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가져온 성과이기도 하다.
어떤 생명이든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고 어느 죽음이든 애달프지 않은 죽음이 없을 것이기에, 소중한 이의 생을 지킬 수 있도록 손 끝에서 피어나는 꽃, 심폐소생술을 익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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