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다”는 구차한 변명 듣고 싶지 않다
상태바
“책임 없다”는 구차한 변명 듣고 싶지 않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6.07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지역은 항공오지였다.
과거 70년대 송천동 비행장을 사용했던 ‘대한항공’승무원들이 시내 곳곳에서 승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 나선 것을 기억한다. 그 후 산업화에 밀리면서 정권차원에서 항공기 운항을 금지시켰다. 따라서 늘 ‘전북지역은 항공오지’였고 비행기 운항을 숙원사업으로 여겨왔다.

이때 저가항공이라는 항공사를 운영하며 전북은 항공오지에서 탈출하게 됐다. 많은 도민들이 사랑하며 애용해 왔고 자부심도 컸다.
회사 내부운영상 부정과 부패는 고사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원한다. 이번 이상직 회장의 구속 후 첫 재판에서 대부분을 부인했다고 했다. 세상이 알고 땅이 알고있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한다고 통하는 것인가.
깨끗하고 도덕적으로 책임지는 자세가 오히려 도민들의 아낌을 받을지 모른다. 수백억원대 배임, 횡령혐의에 오리발, 닭발은 아무리 까막눈이라도 이해하질 못한다. 설령 그 액수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도민들은 철저한 사법적 처벌을 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북인재를 등용시키려 노력했고 도내 본사를 두어 전북의 위상을 드높였다. 정치적 정무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도를 넘었고 감당을 못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일본 노선이 막힌 것도 경영부실의 요인이다. 어디 이스타항공 뿐이겠는가, 수많은 업체가 도산하고 실직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판은 또다시 열릴 것이다. 구차한 변명보다는 도덕적으로 이스타항공 회장으로서 사과하고 도민들에 용서를 빌면 받아줄 마음은 있다. 받아준다는 것이 면죄부는 아니다.
하지만 고향에서 머리 내리고 사람답게 살기위해선 개인적으로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훌훌 털고 재다짐을 약속해야 한다. 자랑스런 전북인 답지 않은 구차한 변명은 오히려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