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방탄소년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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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방탄소년단3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6.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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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확 줄지 않고 있다.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코로나19 와중의 나날에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된다. 가령 6월 5일 치른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2차전 H조 경기에서 손흥민·황의조 등 해외파들이 대거 출전한 전력으로 첫 상대인 투르크메니스탄을 5대 0으로 대승한 것이 그렇다.
어디 그뿐이랴. 지난 4월 70대 여배우 윤여정은 제93회아카데미(일명 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 역사를 새로 썼다. 국민적 위로가 비단 젊은이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쾌거다. 지난 해에 이어 최근 전해진 자타공인 세계적 아이돌 가수 방탄소년단(BTS) 소식도 국민적 위로가 됨은 물론이다.

‘장하다 방탄소년단2’(한교닷컴, 2020.12.23.)란 글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로 여러 전문가가 방탄소년단의 수상을 점치고 있다고. 원래 예정일(2021.1.31.)보다 두 달쯤 늦게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수상은, 그러나 여러 전문가 전망과 달리 불발되고 말았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나이 든 백인 아저씨들의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호명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벽이 높았다. 대진운도 안 따른 편”(동아일보, 2021.3.16.)이라고 말한다. 그럴망정 그래미 시상식을 통해 한강과 서울의 야경이 전 세계에 중계된 것 만큼은 특별한 사건이라는 주장도 있다.
앞의 동아일보에서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이 끝난 뒤 소속사를 통해 “그래미에서 쟁쟁한 글로벌 뮤지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염원하던 단독 공연까지 펼쳐 매우 영광스럽다.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두 아미 여러분 덕분이다. 다음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인 5월 23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사전 시상식에서 ‘톱 듀오/그룹’,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소셜 아티스트’ 3개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어 열린 본 시상식(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톱 셀링 송’ 트로피마저 거머쥐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 4관왕에 오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4관왕에 오르면서 2019년 2관왕을 차지한 기존 자체 기록을 깼다. ‘톱 셀링 송’과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다이너마이트’의 성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톱 듀오/그룹’은 2019년에 이어 두번째,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반영한 ‘톱 소셜 아티스트’는 2017년부터 5년 연속 수상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한겨레(2021.5.25.)와 한 통화에서 “빌보드는 차트에 기반한 수치로 수상자를 결정하기에 4개 부문 수상은 방탄소년단 인기가 수치로 증명됐음을 의미한다”며 “시상식에서 ‘케이팝 스타’ 등의 수식어를 따로 붙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방탄소년단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팝 주류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리더 알엠(RM)은 “‘다이너마이트’로 신선한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는데, 이 상이 그 목표를 이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 어워즈’·‘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빌보드 차트에 기반해 시상하며, 이번엔 지난해 3월 21일부터 올해 4월 3일까지 차트 기록이 반영됐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시상식에서 신곡 ‘버터’의 첫 무대도 공개했다. 5월 21일 공개한 ‘버터’ 뮤직비디오는 불과 21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24시간 만에 1억건을 돌파한 ‘다이너마이트’보다 3시간가량 빠른 기록이다. 동아일보(2021.6.3.)에 따르면 2억83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버터’ 뮤직비디오다.
아니나다를까 ‘버터’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 ‘핫 100’은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다.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순위를 낸다. 미국내에서 노래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의 차트인 셈이다. 미국 주류 음악계에 안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이지 싶다.
‘버터’는 글로벌 차트도 휩쓸었다.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지역의 스트리밍과 판매량을 집계해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다운로드 순위를 보여주는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미 말한 바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지만, 단 9개월 만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 포함 4개의 방탄소년단 노래가 ‘핫 100’ 1위에 오른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응당 쉬운 일도 아니다. 방탄소년단 인기가 반짝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당히 견고함을 알 수 있는 소식이어서 반갑고 흐뭇하다. 방탄소년단, 어찌 장하다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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