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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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1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8.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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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11’(전북연합신문, 2021.5.28.)에서 “이제 관심은 손흥민 거취에 쏠린다”고 말하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클럽에 남아 있을 것을 자신하고 있다”는 영국 축구 전문 사이트 ‘풋볼 인사이더’의 5월 25일자 보도내용을 말한 바 있다. “만일 (손흥민이) 케인을 따라 이적한다면 차기 시즌 관중석엔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다.
그만큼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가 얼마나 견고한지 짐작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같은 글에서 벤투호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뛰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에 대한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고 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레바논전 결승골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5승 1무, H조 1위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거의 두 달 만에 관중석 폭동이 일어날 일도 없어졌다. 7월 24일 토트넘과의 4년 재계약 소식이 전해져서다. 정확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 영국 매체가 전망한 기사에 따르면 손흥민은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1000만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 입단 후 6시즌 동안 280경기에 출전해 107골 64도움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하게될 손흥민은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하고 이 팀을 언젠가 떠나겠지만 떠날 때 꼭 좋은 모습, 우승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맨시티 이적을 원하지만, 아직도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동료 해리 케인과 다른 행보라 할 수 있다.
토트넘 1호 한국인 선수인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는 “우승을 못하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우승을 못해도 손흥민 본인이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다면 굳이 이적하지 않아도 된다. 손흥민은 이미 팀에서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대우도 좋다. 재계약도 나쁜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스포츠서울, 2021.1.12.)는 의견을 밝혔는데, 그렇게 된 셈이다.
이 대표이사는 2016년 3월 “손흥민은 2~3년 후 유럽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며 예언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던 때라 의구심이 드는 발언이었다. 시간이 흘렀고 이 대표이사의 말은 현실이 됐다. 이제 손흥민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월드 클래스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구단인 만큼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레전드의 길을 가는 것도 좋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영표 이사 말대로 토트넘과의 재계약이 이루어져 다소 신기한 느낌이지만, 올림픽 와일드 카드에서 열외된 손흥민은 프리시즌 평가전부터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의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8월 8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34분 골망을 갈라 토트넘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프리시즌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3골 4도움을 올렸다. 토트넘은 새로 부임한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지휘 아래 프리시즌 5경기 무패행진(3승 2무)을 했다.
이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해리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 이룬 결과다. 또한 손흥민은 7월 22일 콜체스터 유나이티드(4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전반전만 소화하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7월 29일 MK돈스(3부 리그)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8월 5일 첼시와의 경기(2-2)에서도 손흥민은 도움 1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8월 16일 0시 30분(한국시간)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에 1대 0 승리를 안겼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서 후반 10분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 지역에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리그 1호골이다.
EPL 개막전 첫골이기도 하다. BBC는 “케인의 공백이 토트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게 한 경기”라며 “케인이 없어도 토트넘은 잘해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정규리그 개막전 득점은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손흥민은 선제골을 넣었고, 레버쿠젠은 베르더 브레멘에 2-1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르투갈 출신의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의 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손흥민은 맨시티전 개인 통산 7호골로 ‘천적’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 됐다.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정규리그 4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기록했다.
또 손흥민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를 상대로 제이미 바디(레스터 9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이기도 하다. 참고로 손흥민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은 사우샘프턴(정규리그 9골·FA컵 2골)이고, 다음이 맨시티다. 2라운드는 그냥 지나갔지만, 바야흐로 월요일 아침 기분 좋은 손흥민 골 소식을 접하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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