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주거문화, 안전부터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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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주거문화, 안전부터 챙겨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5.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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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덕진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소방령 강남섭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 조치가 막이 내렸음에도 길었던 그 동안의 자극은 우리 삶에 고스란히 잔상을 남겼다. 
눈에 띄는 하나는 오래도록 부정적인 개념으로 여겨졌던 ‘집돌이, 집순이’의 개념이 요즘에는 ‘자발적으로 집에 머물며 여가를 즐기는 이’들을 지칭하는 긍정적인 단어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한 ‘홈족(Home族), 홈바디(Homebody)’ 등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까지 생기게 된 것을 보면, 앞으로 생활양식에서 주거 공간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회 변화는 언제나 그에 따른 요구사항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안전’의 영역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5년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화재 중 연평균 주거시설 화재(공동주택, 단독주택) 발생률은 약 26%에 불과하지만, 주거시설 화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55%나 되어 화재 발생률의 배가 넘는다. 이러한 양상은 주거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사회 변화에 따라 안전 확보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게 됨을 말한다.
더욱이 요즘에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전형적인 주거 형태가 되다 보니 주거 공간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공동주택은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면 단독주택에 비해 인명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동주택에는 반드시 피난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되었지만, 정작 공동주택 거주자의 상당수가 이러한 피난설비에 대해 무관심하기 일쑤이다. 주거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살려줄 공동주택 피난시설을 반드시 익혀 두어야겠다.
피난시설은 공동주택 피난설비 첫 번째는 가장 많은 공동주택에 설치되어있는 ‘완강기’이다. 완강기는 사람의 몸무게를 이용해 일정 속도로 지상까지 내려올 수 있는 피난 기구로 3층부터 10층까지 설치되어있다.
두 번째는 화재 발생 시 피난하여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피난 대피공간’이 있다. 피난 대피공간의 출입문은 방화문으로 되어있어 열과 연기 및 불꽃으로부터 30분~60분 이상 보호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발코니를 통해 위·아래 세대를 연결해 주는 ‘하향식 피난구’이며, 일종의 간이 사다리와 같다. 하향식 피난구는 사다리를 아래층 세대로 펼친 후 이를 통해 아래층으로 피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발코니의 벽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웃 세대와 연결이 되는 ‘경량칸막이’이다. 경량칸막이는 일반 벽보다 부서지기 쉬운 석고보드 등 9mm의 얇은 소재로 만들어져 화재 발생 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부수고 대피할 수 있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1977년, ‘디지털이큅먼트’사를 창립하고 컴퓨터 산업의 개척자로 불리던 ‘켄 올슨’은 “가정용 컴퓨터라는 것은 필요가 없다”라며 변화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고, 결국 ‘디지털이큅먼트’사의 컴퓨터 제조부서는 시간이 흘러 조용히 문을 닫고 말았다.
주거문화 역시 이처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주거 공간에서 점차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변화 속에서 안전 역시 그 흐름에 맞춰 동행하여야 할 것이다.
주거 공간에서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중한 시설인 피난시설. 우리 집에는 어떤 피난시설이 설치되어있는지 바로 알아보고, 피난시설 관리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며 다가오는 변화에 대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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