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첫 천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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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첫 천만영화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7.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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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축하한다 한국영화1’에서 3년 만에 탄생한 천만영화 ‘범죄도시2’ 이야긴 따로 한다고 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정확히 한 달 후 개봉(2022년 5월 18일)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가 6월 11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25일 만의 일로 코로나19 시대 첫 천만영화다. 2019년 12월 ‘겨울왕국2’ 이후 2년 6개월 만의 천만영화이기도 하다.
‘범죄도시2’는 개봉 첫날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비롯 가파른 관객 증가 수를 보였다. 뉴스1(2022.6.12.)에 기대 좀 자세히 살펴보면 2일 100만, 4일 200만, 5일 300만, 7일 400만, 10일 500만, 12일 600만, 14일 700만, 18일 800만, 20일 900만, 그리고 25일째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개봉 53일째 1,000만 명을 돌파(2019.7.21.)한 ‘기생충’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역대 5월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기생충’의 관객 수 1,031만 명도 이미 훌쩍 넘어섰다. ‘범죄도시2’의 7월 5일 기준 관객 수는 1,247만 5,864명이다. 이제 관심은 ‘범죄도시2’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가느냐에 쏠린 형국이다. 지금도 주말 7~8만, 평일 2~3만 명의 관객이 들고 있어서다.
아무튼 ‘범죄도시2’는 역대 28번째, 한국영화만 떼어내 따로 셈하면 20번째 천만클럽에 든 영화가 됐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앞의 뉴스1은 6월 12일 전세계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컴스코어가 발표한 ‘범죄도시2’의 전세계 흥행 순위 5위 소식을 전하고 있다. 5개국에서 1,072만 달러(137억 2,160만 원) 수익이다.
참고로 1위 수익 영화는 ‘탑건: 매버릭’이다. 전세계 65개국에서 1억 6,770만 달러(2,146억 5,600만 원)다. 국내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15개국에서 5,545만 달러(709억 7,600만 원) 수익으로 2위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0개국에서 2,065만 달러(264억 3,200만 원) 매출 수익을 거두며 3위에 랭크 됐다.
‘범죄도시2’는 세계 132개국에 선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6월 12일 기준으로 미국·캐나다·대만·몽골·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8개국에서 개봉했다. 북미에서는 총 28개관 극장에서 개봉해 ‘백두산’·‘엑시트’(2019)의 흥행 기록을 넘어섰다. 이어 6월 16일 태국, 22일 필리핀에서 개봉했다. 말레이시아는 7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범죄도시2’의 이런 흥행은 비단 제작진만의 좋은 일이 아니다. 극장가 전체의 경사라 할 수 있다. 6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5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가 그걸 말해준다. 요컨대 지난 5월 영화산업 매출액이 4월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고,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포츠서울(2022.6.16.)을 통해 좀 자세히 들여다보자. 5월 전체 매출액은 1,508억 원으로 4월에 비해 395.6%(1,203억 원) 증가했다. 전체 관객 수는 1,455만 명으로 366.7%(1,144만명)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 조치와 극장 내 취식 허용 조치, 기대작 개봉이 맞물리며 매출액과 관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발표했다.
5월 4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도 한몫했지만, ‘범죄도시2’ 흥행 성공으로 극장가 활기가 되살아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범죄도시2’는 5월에만 관객 773만 명을 동원했다. 매출은 ‘범죄도시2’ 725억 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618억 원을 각각 기록, 전체 매출액의 90%에 달했다.
‘범죄도시2’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영화계 속설을 완전히 뒤엎은 영화이기도 하다. 2017년 10월 3일 개봉한 ‘범죄도시’의 688만 명을 거의 두 배 가까운 격차로 벌리며 왕대박 영화가 되었으니 그럴만하다. 시리즈 영화 가운데서는 ‘신과함께’에 이어 두 번째 천만영화 타이틀을 거머쥔 ‘범죄도시2’가 됐다.
2017년 겨울과 2018년 여름 ‘신과 함께’ 시리즈 1, 2편이 쌍천만영화가 된 일이 있지만, 그러나 동시에 제작해 개봉 시기만 조절했다는 점에서 ‘범죄도시2’와는 다르다. ‘범죄도시2’는 ‘범죄도시’의 흥행 열기가 다 식은 2020년 2월에야 크랭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도시2’가 사실상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의 천만영화라 말해도 좋을 이유다.
그런데 ‘범죄도시2’ 흥행과 함께 관심을 끄는 게 더 있다. 주연배우이면서 기획·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은 6월 11일 열린 ‘범죄도시2’ 시사회 및 기자회견에서 “기획부터 시리즈물로 생각해놨다. 1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8편의 프랜차이즈를 생각했고, 이미 정리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영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지 싶은데, 벌써 빌런 이준혁을 비롯해 오키 무네타카·이범수·김민재 등 시즌3의 주요 라인업이 공개되기까지 했다. 2편의 흥행세라면 예정된 ‘범죄도시3’의 2023년 개봉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편의 ‘조선명탐정’을 넘어 과연 시리즈 8편까지 나오는 한국형 형사물 프랜차이즈가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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