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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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33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7.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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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7월 4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코리아가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주최한 ‘손 커밍 데이’가 그것이다. 손흥민 기자회견장에는 취재진 110여 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당일 또는 다음날 신문들이 앞다퉈 그 내용을 전했다.
많은 이야기중 먼저 눈길을 끈 건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말에 대한 답변이다. 손 감독은 6월 11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손흥민 국제유소년친선축구대회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고의 클럽에 가서 생존할 수 있는 수준, 그 정도가 월드클래스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흥민이가 10%만 더 성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흥민이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과 국민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했다. 한편 손흥민 국제유소년친선축구대회는 손 감독이 설립한 손축구아카데미 준공 기념을 겸해 6월 8일부터 11일까지춘천 손흥민체육공원에서 한국·콜롬비아·몽골·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6개국 만 12세 이하 선수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아무튼 아버지가 나서 사실상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임을 부정한 것이다. 일단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거머쥔 아들의 자만감이나 방심을 경계하는 아버지의 속깊은 충고로 들린다. 한순간에 추락할 수도 있는 프로세계에서 앞으로 더 매진해야 한다는 아버지로서의 애정 가득한 채찍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면 이상하다. 월드 클래스도 아닌데, 손흥민 이름을 딴 국제유소년친선축구대회며 체육공원은 도대체 뭔지 좀 아리송해져서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지도한 감독들과, 심지어 적장(敵將)들까지 이구동성으로 말한 ‘월드 클래스 손흥민’은 또 뭐란 말인가. 무엇보다도 국내 팬들, 나아가 우리 국민들에겐 좀 야박한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이에 대해 손흥민은 “그 발언은 아버지의 의견이다. 내가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거 같다. 진짜 월드클래스는 이런 논쟁이 펼쳐지지 않는다. 이런 논쟁이 펼쳐지는 건 아직 올라가야 한다는 증거다. 나도 아버지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언뜻 아버지의 어떤 말도 거스르지 않는 효자 같은 모습이다.
부자(父子)가 아니라고 부인해도 손흥민은 이미 월드 클래스다. 가령 손흥민은, 한국일보(2022.6.10.)에 따르면 BBC·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을 비롯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올해의 팀에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슈퍼컴퓨터로 선수들의 득점·도움·기회 창출 등 각종 통계를 분석해 선정한 올해의 팀에도 손흥민은 포함됐다. 
그런데 6월 10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된 데 이어 시즌 베스트11에도 포함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오죽했으면 영국 데일리메일이 “손흥민은 현재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고 존중받지 못하는 선수다. 팬들은 손흥민이 PFA 올해의 팀에서 빠진 것은 범죄라고 비난한다”고 전했을까.
손흥민에 대한 과소평가 지적을 설득력있게 하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7월 2일 리버풀과의 연장계약에서 살라흐의 주급이 무려 40만 파운드(6억 2,556만 원)로 알려져서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것일 뿐 아니라 손흥민의 두 배가 넘는 주급이다. 손흥민은 2022년 토트넘과 2025년까지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주급 19만 2천 파운드(약 3억 27만 원)를 받았다.
살라흐의 계약 소식에 토트넘 팬들은 분노했다. OSEN(2022.7.2.)이 토트넘 팬커뮤니티에서 “살라가 케인과 손흥민 주급의 두 배다. 이게 말이 되나?”, “리버풀이 살라를 잡으면서 프리미어리그 시장이 파괴됐다”, “손흥민은 정말 저가에 봉사를 하는 셈이군!”, “이러다 손흥민이 레알 마드리드로 가면 우리는 어떡하나?”라는 다양한 반응을 전하고 있다.
한편 6월 28일엔 손흥민의 벽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득점한 후 찰칵 세리머니하는 모습을 벽화로 제작한 것이다. 벽화 우측엔 손흥민의 영문 이름과 등번호 7번이 새겨졌다. 벽화가 있는 장소는 영국 런던의 지하철 ‘브루스 그로브’ 역 근처로 토트넘 스타디움에서 1.1㎞ 떨어진 스톤리 거리에 위치한 곳이란다.
벽화에 대해 손흥민은 앞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한다. “벽화는 잠결에 봤다. … 이게 맞는 건가. …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 그림 그린 사람이 웨스트햄 팬이라고 하더라. 아들이 토트넘을 좋아해서 날 그렸다고 하더라. 웨스트햄 팬에게 사랑 받는 건 골든 부츠보다 어려운 거 아니냐고 농담했다. 벽화를 보면서 또 한 번 사랑 받는 걸 느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손흥민은 영국 매체 스포츠키다가 실시한 성적 기준 감명을 준 외국인 EPL 선수 1위에 올랐다. 스타뉴스(2022.6.30.)에 따르면 “올해 EPL의 비영어권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고 인상적인 활약을 수도 없이 펼쳤다”고 전하며 5명을 꼽았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살라흐·호날두(맨유)·파비뉴(리버풀)가 차례로 손흥민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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