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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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답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7.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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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가수 나훈아가 부르는 ‘테스형’이라는 노래가 있다. 테스 형은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친근하게 부르는 표현이다. 노랫말은 소크라테스에게 고단한 삶과 인생에 대해 묻지만 위트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원래 이 곡은 나훈아가 자기 아버지 산소에서 영감을 얻어 부른 것이라고 한다. 노래에서 테스형을 부르지만 사실은 아버지를 부른 것이다. 유수처럼 흘러간 세월 속에서 덧없는 인생과 사랑,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저 세상을 먼저 가보니 천국이 있던가요?”라고 물으면서 고달픈 이 세상과 세월을 탄식하며 8번이나 테스형을 부르면서 노래는 끝난다.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대목이 팍팍하게 사는 서민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 같아 더욱 애절하다.
그렇다. ‘테스형’의 노래에서처럼 삶은 고통과 힘듦의 연속이다. 이 힘듦 속에서도 철학자들은 삶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했고, 또한 삶 속에서 항상 죽음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리고 죽음이 뭔지를 잘 알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야 지혜를 얻어 영혼의 해방을 이룰 수 있고, 나아가 진정한 행복을 알 수 있게 된다고 전하였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괴롭고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아는 영혼이 육체라는 감옥에 의해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라 믿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 반드시 알아서 실천해야 할 것은 ‘영혼을 알아내는 지혜’라는 것이며, 이루어야 할 것은 이러한 사실들을 알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니체는 가짜의 삶으로부터 진짜의 삶을 찾는 여정이라 했다. 니체는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 철학자이다. 누구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에 대해 그가 내놓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기 스스로 의지에 의해 삶을 즐기는 인생을 살라고 했다. 즉 가짜의 삶을 살지 말고 진짜의 삶을 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짜의 삶이고, 무엇이 진짜의 삶이란 말인가?
인간의 대부분은 가짜의 삶을 살고 있다. 가짜의 삶이란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하는 삶이다. 니체가 말하는 것도 아마 이것과 비슷할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뜻대로 살아가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저 멋진 옷과 비싼 브랜드를 선호하고, 고급승용차를 굴리며 고급 저택에 살려고 애를 쓴다. 그러한 삶의 방식이 바로 행복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인류가 태어난 후 지금까지 줄곧 이어지는 물음이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답은 아직도 모른다. 모른다기보다 저마다 대답이 다르기에 정답이 없다.
삶이란 사는 일, 또는 내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잠자는 게 다 일까. 아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실천해 가는 일련의 행동을 말한다.  
어떤 철학자는 평생 주어진 학문에만 매진했지만 인생의 궁극적 의미 같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답이 없다는 답을 알게 된 것이다. 사실 ‘인생의 의미가 뭐냐’ 하는 물음은 성립이 안 된다. 어떤 면에선 그걸 찾으려는 노력조차 헛됨이 될 수도 있다. 인생에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과연 인생에 정답은 없는 걸까. 법정스님도 삶에는 정답이 없다고 했다. “삶에서의 그 어떤 결정이 참으로 잘한 결정이거나 또는 너무나 잘못한 결정이라도 정답이 될 수 있고 오답이 될 수도 있다. 삶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정답이 될 수도 있고 모두가 오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냥 다 받아들이면 그것이 그대로 정답이라는 것”이다.
살기 위해 하루 세끼 먹어야 하는 밥, 무슨 반찬이 좋을까.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김치찌개를,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된장찌개를, 돼지 불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불고기를 선택한다. 어떤 특정한 음식을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할 수 없다. 각자 좋아하는 음식의 취향에 따라 맛이 있는지 없는지가 달라진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인생은 언제나 스스로 부딪혀 경험하고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고.
인생은 특별한 정답이 없다. 인생은 늘 세파와 부딪치며 살아간다.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게 보람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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