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노벨상’ 필즈상의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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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노벨상’ 필즈상의 영예
  • 허성배
  • 승인 2022.08.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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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수학에도 노벨상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수 필즈가 창안한 ‘필즈상’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두 명의 수학자에게 수여된다.
현지시간 지난달 5일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나왔다. 시인이 되고 싶어 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야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후 꾸준히 학문에 정진한 끝에 ‘리드·로타 추측’ 증명에 성공하면서 세계적 수학자 반열에 올랐다.

필즈상은 192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7차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시초로 한다. 원래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참가 금지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면서 토론토로 장소가 바뀌었다.
당시 대회 조직위원장이었던 필즈(J.C. Fields)는 대회를 개최한 뒤 남은 2700캐나다 달러로 국제적인 수학상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필즈는 대회를 한 달 앞두고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유언에 따라 그의 전 재산 4만7000 캐나다 달러는 필즈상의 기금으로 사용됐다.
필즈는 직접 쓴 메모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을 기리며, 동시에 앞으로 더 크게 쌓아가도록 격려하며, 다른 수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상”이 될 것을 요청했다. 그의 뜻에 따라 1936년 오슬로 IM에서 젊은 수학자들이 첫 필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66년 모스크바 대회 때부터 수상자를 4명으로 늘리고 나이를 40세 미만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필즈상의 상금은 1978년까지 1500캐나다 달러였다. 이후 꾸준히 높아져 2006년부터는 1만5000나다 달러가 상금으로 주어졌다.
필즈 메달은 캐나다의 조각가 맥켄지(R.T. McKenzie)가 디자인했다. 메달 앞면에는 아르키메데스의 초상과 함께 라틴어로 “자신 위로 올라가 세상을 꽉 붙잡아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뒷면에는 라틴어로 “전 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탁월한 업적에 (이  상을) 수여한다”고 쓰였다. 배경에는 나뭇가지 뒤로 아르키메데스의 정리(구면과 외접하는 원기둥의 겉넓이의 비는 2:3이다)가 새겨진 아르키메데스의 묘비가 그려져 있다.
52명의 필즈상 수상자 중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는 미국이다. 프린스턴 대학은 7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해 가장 많은 수상자가 나온 기관이 됐다. 최연소 수상자는 1954년 수상자 세르(Jean-Pierre Serre)로 당시 27살이었다.
2014년에는 최초로 이란 출신의 여성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하니가 필즈상을 받았다. 그는 “여성이 수학을 공부하는 문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제야 여성이 처음 필즈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은 수학에 약하다’는 오랜 편견을 깨고 사람들에게 큰 영감과 자신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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