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만성질환이 있다면 심폐소생술을 익혀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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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만성질환이 있다면 심폐소생술을 익혀두세요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0.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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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소방서 고석봉 예방안전팀장

 

헐리우드 유명 배우 닉 놀테와 수산 서랜든이 주연을 맡은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둔 부부가 의학을 연구해 결국 병을 억제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과 희생이 있어서 가능한 내용을 담은 드라마이다. 
1992년 제작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두 주연 배우의 열연으로 2022년 현재 우리가 다시 봐도 자녀를 위한 끝없는 부모의 사랑과 희생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어 여전한 감동과 울림이 있다.

그러나 아픈 가족을 둔 보호자들이 모두 의학을 연구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럴 필요는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다만 만성질환자(기저질환자)가 전문의를 통해 적절한 치료 방법과 약 처방을 받고 응급처치가 가능한 병원의 위치와 연락처 등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처럼 만성질환자의 가족은 일상에서 가족에게 필요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을 배우고 익혀두는 것이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이다.
특히 필자는 당뇨병, 고혈압, 중풍, 뇌혈관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고지혈증, 결핵,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폐쇄성 폐질환, 천식 등 만성질환자의 가족에게 심폐소생술을 꼭 익혀두길 당부하고 싶다.
갑자기 가족이 쓰러진 경우, 정지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호흡을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바로 심폐소생술(CPR)이다. 심장과 호흡이 정지된 환자는 4~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여 뇌세포가 파괴되는 비가역적인 뇌손상이 일어난다. 그대로 방치될 경우 뇌사상태에 이르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가족이 쓰러진 현장에서 누군가 바로 119에 신고해 구급대원들이 현장도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장에 있는 최초 목격자 보다 빠를 수는 없다. 
처음 환자를 발견한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게 된다면 환자 생존율은 눈에 띄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심폐소생술 방법을 배우고 익혀두자.
2020년 대한심폐소생협회의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인 심폐소생술 방법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환자의 이식, 호흡 유무의 반응을 확인 ▲의식, 호흡이 없으면 119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 요청 ▲깍지를 낀 손으로 가슴 정중앙(복장뼈 아래쪽 1/2지점)을 손꿈치 부분을 이용해 깊고 빠른 가슴압박 30회 시행(깊이는 약 5cm, 속도는 분당 100회~120회 유지) ▲기도 유지(머리 젖히고 턱 들기) ▲인공호흡 2회 시행(1초에 1최 시행하며, 가슴 상승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호흡량으로 호흡)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반복 순이다.
 위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인공호흡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경우에는 인공호흡은 생략하고 가슴압박만을 하는 가슴압박소생술이 가능하며, 이는 일반인에게 어렵게만 인식되어 오던 심폐소생술을 단순화해 심폐소생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시행률이 높은 장점이 있다.
심폐소생술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응급처치 방법 중에 하나이며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익히면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의 가족으로서 위급한 상황에 대처해야겠다는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배우고 익힌다면 내 가족이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의식을 잃었을 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우리 주변의 이웃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도 신속하게 심폐소생술 실시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용기와 실천이 가족에서 이웃으로 확장되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영화 같은 <로렌조오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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