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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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0.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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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손주현 경위

 

‘학교밖 청소년’ 이란 초·중학교 입학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제적·퇴학·자퇴한 청소년 또는 진학하지 아니한 청소년으로 경제적·가정환경·비행 등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올해 2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학교밖 청소년’은 42,75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전북에도 1,182명이 있다.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보편적으로 비행 청소년, 소년범 등으로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밖청소년지원에관한법률’(‘15.5.29.시행)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다. 학교밖 청소년은 문제아, 비행청소년이라는 성인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하며 문제는 이런 어른들의 인식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아이들이 어리석은 장난에 빠지거나 시간을 무의미하게 허비하는 한 가지 이유는 그들의 호기심이 좌절되고 탐구심이 무시된 걸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3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존 로크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지 않는 건 바로 아이들이 학교를 거부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그들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라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심한 장난을 치거나 엉뚱한 행동을 해서 부모를 속상하게 만드는 것을 단순한 장난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학교밖 청소년은 학교라는 안전망에서 떨어져 나온 탓에 일탈이나 범죄에 노출되기 쉽지만 모든 학교밖 청소년들이 범죄자는 아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검정고시와 자격증 준비로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아이들도 있고, 학교 부적응·한번의 실수 등의 이유로 학교에서 벗어나 목표의식 없이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밖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경찰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들이 그들을 만나 상담하고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에 연계해주고 있으며, 지자체마다 청소년지원센터에서 검정고시 등 학업지원, 자립지원, 건강검진, 금연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근무중 대면한 대부분의 학교밖 청소년은 사회전반에서 시행되는 지원사업들이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학생신분이 아님에도 지원받는다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 지원을 받아 자신의 올바른 성장과 사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성인들부터 인식을 변화해 나가야 한다. 단순히 학교 안과 밖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다 같은 우리의 청소년, 아이들인 것이다.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해서 비행학생으로 따가운 시선을 보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하고 지원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학업을 중단한 것이 실패나 잘못이 아닌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기로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차별적인 인식과 편견을 버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가슴으로 청소년들을 품고 대한다면 머지않은 미래 그들의 모습은 건실하고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찬바람이 불어오고 조금 있으면 대입수능, 고교입시 다. 학교 안이든 밖에서든 우리 청소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맺는 시간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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