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특별전 제2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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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특별전 제2부 개막
  • 양용복 기자
  • 승인 2022.11.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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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개최한 특별전 ‘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 제2부가 23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진행된다.
13일에 막을 내린 특별전 제1부 ≪화홍산수, 송화분분(松花紛紛), 풍죽(風竹)>≫은 63일간 1만 7천 명의 관람객이 찾아와 김병종 화백이 화폭에 보여 주는 ‘생명의 순환’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

제2부 ≪바보예수, 상선약수(上善若水), 어락(魚樂)≫은 미술이 종교, 철학을 만났을 때 파생되는 서사적 효과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 화백이 1989년 개인전 ‘이름과 넋’에서 발표한 <바보예수> 연작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서양의 아이콘인 예수를 동양적 화풍으로 그려내면서도 ‘인간 예수’를 넘어선 ‘서민 예수’의 친근함까지 담아 기성 의식을 파격적으로 탈피한 명작이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전 제2부에서는 1980년대에 제작된 <바보예수>가 대거 전시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최근 김병종 화백의 <생명의 노래> 연작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바보예수>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하지만 <바보예수>야말로 그의 신앙 고백이자, 그 당시 정치와 사회를 반영한 우리 시대의 명작이다. 또 쉽게 볼 수 없는 1980년대의 <바보예수> 연작들이 대거 출품되었다”며 이번 전시가 놓칠 수 없는 기회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 화백은 거침없는 수묵으로 미술과 철학의 만남도 시도한다. 『도덕경』에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므로 도(道)에 가깝다”는 ‘상선약수’. 그리고 장자와 혜자의 대화에서 등장하는 물고기의 즐거움, 즉 ‘어락’은 모두 도가의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선약수>와 <어락> 연작은 바로 자연의 이치, 즉 ‘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보다 시적이고 서정적인, 때로는 종교와 철학을 끌어들여 한국화의 지평을 개척하고 있는 김 화백의 특별전이 드디어 두 번째 베일을 벗었다. 유럽 미술비평가들이 어메이징을 외치며 호평했던 수묵의 예수상을 보려면 지금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 가보길 권한다.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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