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역사 새로 쓴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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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 새로 쓴 김민재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5.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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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해 10월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뒷말 무성한 이강인 0분 출전’(장세진수필집 ‘월드 클래스 손흥민’ 수록)이란 제목의 글을 쓴 바 있는데, 이들은 요즘 월드 클래스 손흥민 못지 않게 뉴스의 중심에 있다. ‘한국 축구선수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서다. 오늘은 먼저 김민재 얘기부터 해보려 한다.
나폴리 소속 수비수 김민재는 5월 5일 03시 45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비기며 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80 고지에 오른 나폴리는 남은 5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2위 라치오(승점 65)를 제치고, 무려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 우승컵)를 들어올렸다.

보도를 종합해보면 나폴리는 지난 1986~1987, 1989~1990시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활약했던 선수가 2020년 세상을 떠난 레전드 디에로 마라도나다. 그러니까 통산 3번째 리그 우승이자 마라도나 이후 처음으로 거머쥔 우승컵인 것이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우승의 일등공신임은 말할 나위 없다.
김민재는 지난 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과거 AC페루자에서 뛰었던 안정환(은퇴)과 베로나 소속 이승우(수원FC)에 이은 세 번째 세리에A 한국인 선수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란 글에서도 말했듯 그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단숨에 주전 선수가 되기도 했다.
그에 걸맞게 기록도 화려하다. 스포츠서울(2023.5.8.)에 따르면 김민재는 “리그 경기당 91%의 정확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 1.6개의 태클 성공과 경기당 3.5회의 클리어를 성공했다.” 나폴리는 이런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최저 실점(23골)으로 단단한 수비 라인을 구축한 팀이 됐다.” 김민재는 지난 해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에도 빛나는 이름을 새겼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한국 선수지만, 수비수로는 김민재가 최초다. 참고로 유럽 5대 리그에서 처음 우승한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뛴 박지성이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으로 우승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두 번째다.
우승 직후 김민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가 이탈리아 챔피언이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매체들의 극찬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가령 AFP통신은 “김민재는 나폴리 입단 초기엔 의문 부호가 달렸지만 지금은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수”라며 “올시즌 나폴리가 보여준 수비력에는 김민재의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자 김민재를 향한 다른 클럽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김민재 이적 소식이 끊이질 않는 모습인데, 한마디로 어지러울 정도다.
나폴리가 책정한 바이아웃 금액은 6,000만 유로다. 이게 7월 1일부터 15일까지 발동돼 이적이 결정된다. 나폴리가 바이아웃 삭제를 요청했으나 김민재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가 될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김민재의 이적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필유곡절인 이적 소식 못지않게 덩달아 김민재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OSEN(2023.5.6.)에 따르면 김민재는 작년 6월 1,400만 유로(약 204억 원)에 불과했다.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옮길 때 이적료가 1,800만 유로(약 262억 원)였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김민재의 몸값은 그야말로 고공행진했다. 작년 9월 세리에A ‘이달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2,500만 유로(약 364억 원)로 상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활약 속에 11월에는 3,500만 유로(약 510억 원)로 뛰어 올랐다. 카타르월드컵을 뛰고 돌아와 시즌에 집중하던 지난 3월엔 5,000만 유로(약 731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축구선수의 시장 가치를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이적료이기도 한데, 아시아 2위의 몸값이다. 아시아 선수 몸값 1위인 손흥민이 평가받고 있는 6,000만 유로(약 874억 원)와 1,000만 유로(약 146억 원) 차이다. 이렇듯 김민재는 아시아 2위의 몸값으로 존재가치가 수직 상승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여러 빅클럽들이 그의 이름을 영입 명단 상단에 올려놓은 상태지만, 영국 다수의 매체는 맨유가 본격적으로 나선 사실을 보도했다. 가령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김민재의 바이아웃인 4,000만 파운드(약 670억 원)에 1,300만 파운드(약 210억 원)를 더해 5,300만 파운드(약 880억 원)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민재가 맨유 이적시 받는 연봉 액수는 600만 유로(87억 원)로 알려졌다. 불과 1주일 만에 800만 유로(약 117억 원)로 오른 기사도 있다. 그야말로 설이 난무하는 김민재 이적 소식이다. 확정된 팩트를 알려면 좀 더 있어야겠는데, 어디로 얼마를 받고 옮길지 계속 ‘핫 뉴스’가 될 듯하다. 김민재가 보여준 발군(拔群)의 대활약은 한국인으로서 반갑고 뿌듯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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