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신재효판소리공원 개관 대한민국 판소리 중흥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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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신재효판소리공원 개관 대한민국 판소리 중흥 ‘앞장’
  • 김종성 기자
  • 승인 2023.05.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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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연·가상현실 체험 등
판소리 성지 주요 인프라 완성

동리대상 시상·꿈나무 육성
신재효 선생 유업 이어나가

 

진채선, 허금파, 김소희 등 숱한 명창과 대가들을 배출한 전북 고창군에 판소리 전문 교육체험 시설(신재효판소리공원)이 문을 열었다. 이로써 판소리계의 걸출한 인물과 전문박물관, 전용공연장, 연수·체험시설을 모두 갖춘 진정한 판소리 성지로 발돋움한다.     편집자주

지난 14일 오후 신재효판소리공원 야외마당. 신영희 명창이 춘향가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어사상봉 대목을 열창하자 듣도 있던 청중도 점점 무대에 동화됐다. 고수마냥 “얼쑤~, 기가 막히게 잘허요” 등의 추임새를 끊임없이 넣으면서 물개박수를 쳤다.
소리판의 가장 ‘이상적인’ 관객을 ‘귀명창’이라고 하는데 특히나 고창의 소리판에는 귀명창이 많다. 이러한 고창의 소리판은 내로라하는 명창에게도 수준 높은 공연을 원하는 관객들에게도 참 매력적인 도시가 아닐 수 없다.

 

■판소리 대중화의 핵심, 신재효판소리공원

고창읍성 성곽길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에 멋진 한옥건물 3채가 문을 열었다. 세미나실, 판소리체험실, 판소리득음실, 야외공연장 등을 갖췄다.
메인 프로그램 격인 ‘판소리아카데미’는 판소리 전공 교수에게 이론강의를 듣고, 전국의 권위 있는 명창을 모시고 판소리 전승 교육을 직접 받을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또 10인 이상이면 언제든지 사전에 공연을 신청할 수 있으며, 판소리 해설과 판소리 감상, 판소리 한 대목 배우기 등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주말 야외마당에서는 관람객과 연수생이 함께하는 공연이 열리며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판소리 가상현실 등 실감영상콘텐츠’ 구축 공모에 선정되며 문화예술과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판소리 공원에는 판소리콘텐츠 4편 ▲토별가(토끼기변) ▲춘향가(어사출두) ▲심청가(인당수 바람 부는데) ▲흥부가(박타령)와 영상아트월 포토존이 체험형 XR실감콘텐츠 서비스로 제공된다.
관람객 위치와 움직임 파악을 위한 모션 센서와 고해상도 미디어 송출을 위한 전시 상영환경을 통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고창만의 참신한 관광서비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아따! 소리하면 고창, 고창하면 소리 아니것능가”
고창군은 산수가 수려하고 들이 넣어 일찍부터 농경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런 탓에 고창 땅의 사람들은 평화롭고 아늑한 삶의 터전에서 의기롭고 아름다운 노래를 많이 지어 불렀다. 백제가요 5곡 가운데 고창에서만 ‘선운산가’, ‘방등산가’ 등 2곳이 전한다.
조선후기 전라도 고창 땅은 ‘동리 신재효’ 선생이 등장하면서 판소리사에 중심으로 떠오른다. 신재효 선생은 판소리 광대를 모아 생활을 돌봐주면서 집단적 교육과 후원, 소리꾼에 대한 글자교육, 음원 해석, 소리의 장단 재구성, 사설의 합리적 개작 등에 전념했다. 특히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별가’, ‘적벽가’, ‘변강쇠’가 등 판소리 여섯바탕을 완성, 동양의 셰익스피어라 일컬어진다. 고창읍성 입구에 고택이 남아 있다.
이외에 고창에선 국악전용 공연장인 동리국악당이 있다. 매년 판소리 다섯바탕 발표회, 전국어린이판소리대회, 동리대상 시상과 축하공연, 상설국악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옆 ‘판소리박물관’은 2001년 개관했다. 동리 신재효의 유품, 고창 출신 김소희 명창의 기증 자료, 판소리의 역사와 계보, LP판들을 전시한다. 명창들 득음(得音) 수련 공간 ‘소리굴’도 재현해놓았다.

 

■동리 신재효 선생의 유업을 계승하는 ‘동리문화사업회’
동리문화사업회는 1990년 창립 이래 제1회 김소희 명창을 필두로 2022년 제32회 박종욱씨에 이르기 까지 매년 동리대상을 시상해 왔다. 현재 국내 판소리 부문 최고 권위의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차세대 어린이 판소리 명창을 발굴 육성에도 노력하며 어린이 판소리 부문 최고의 등용문인 전국 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판소리는 재미있다. 알아도 재미있고 몰라도 재미있다. 즐겁고 해학적이고 감동도 준다”며 “앞으로 고창에서 판이 커진 대한민국 판소리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판소리 성지’의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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