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만성질환 관리를 받으려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의사의 방문진료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3.4%를 차지하고 있는 전북지역의 시범사업 참여 의사수는 고작 26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진행중인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한의사가 가정을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시범사업에 공모한 의료기관은 총 3,856곳이다. 의원 930곳, 한의원 2,926곳이 신청했다. 
그러나 실제로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한 뒤 의료비를 청구한 의료기관은 공모기관의 16.5%에 그친 638곳(의원 194곳·한의원 444곳)에 불과했다. 많은 의료기관이 신청 이후 방문진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의원 총 4만9,507곳임을 감안하면,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실제로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의 1.3%(638곳) 수준에 불과하다. 한의원을 뺀 의원 참여율은 약 0.5%밖에 되지 않는다. 
시범사업에 따라 방문진료를 한 의사는 지난 6월 기준 총 722명, 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총 1만 4,242명으로 집계됐다. 의사 방문 건수는 총 7만 9,938건이다.

의사가 방문진료한 주요 질병은 치매, 고혈압, 당뇨, 욕창 등이었다. 한의사는 등통증, 중풍(뇌졸중) 후유증, 척추병증, 연조직(근육·인대·힘줄)장애, 관절장애 등을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참여 의사의 49.2%(355명)가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노인환자 등 만성질환자가 많은 곳은 지방인데 오히려 지방의 사업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25.4%), 경북 (24.1%), 전북(23.4%) 순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사는 전남 13명, 경북 23명, 전북 26명에 그쳤다. 
전북지역 방문진료 서비스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의원의사 11명이 755회 방문을 통해 119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한의원 의사 15명은 2,215회에 걸쳐 220명의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인프라와 교통이 열악한 지방환자들의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방문진료 사업은 수도권 위주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원이 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가정에서 적절한 의료·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의 환자를 위한 방문진료 지원책과 통합적인 케어서비스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