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이명박 대통령이 장차관급 70여명을 모아놓고 ‘나라가 비리 투성이’ ‘업자들이 공무원 뒷바라지’ ‘온통 썩은 나라’라는 등의 말로 질타했다고 한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고 틀린 말은 아닌데 어쩐지 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권 여당의 또 한 정상인 홍준표 당대표도 이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선거 비리로 의원직을 박탈당했으니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비리의 나라에서 흔한 일인가.
비리 바이러스는 권력이나 부에 가까운 곳에 서식하고 있는 것 같다.
참신한 정권으로 기대를 모았던 노무현 정부의 사람들, 나이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비해 젊은 참모들은 권력에 가까이 가자마자 잠복기도 없이 비리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만 셈이다.
당시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의 슬픈 말이 생각이 나서 확인해 보았다.
“대선 이후 12월에는 (노 후보) 참모들이 이성을 잃은 듯 했다. 여기저기서 돈벼락이 떨어지니 정신 차릴 수 있었겠느냐. 당시 마치 이참에 못 먹으면 안 될 것처럼 달려들더라. 한마디로 펄펄 날아 다니더라….” 노무현 후보 선대위에서 맹활약 했던 인사의 말이다.
비리는 동서고금을 통해 있어 왔으나 한국과 같은 나라는 첫째 비리가 각계각층에 만연해 있다 는 것 둘째는 비리를 감독하고 막아야 할 상급기관이 부정에 앞장서고 있다는 두 가지가 더 큰 문제다.
국민의 치안과 더불어 범죄를 방지해야할 경찰이 그 것도 총수인 청장이 거기에다 경찰청장과 해경청장 둘이나 함바 사건에 관련이 되고,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전 금융감독원장이 소환되는가 하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전격 구속 되고 전·현직 금감원 직원 12명이 구속·체포·수배 인 상황은 피감사 기관에서 저지르는 비리보다 크게 심각하다고 하겠다.
전관예우도 큰 비리고 피로회복제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수퍼 판매 안 되다는 약사회는 몰상식과 파렴치 부조리의 극치를 보여 준다.
지금도 이 나라 도처에서 비리는 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눈만 뜨면 뉴스타일이 등장한다.
‘모두 도둑놈이지요’의 일본어 ‘민나도로보데스네’라는 삼십여 년 전의 유행어가 정부가 다섯 번이나 바뀐 지금도 유효한 시대에 살고 있다. 는 현실이 너무 서글픈 미소를 짓게 한다.
저작권자 © 전북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