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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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 차덕호 논설위원
  • 승인 2011.07.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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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위로 올려놓은 명감독 히딩크, 실현되진 않았지만 그가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한국과 그의 조국인 네델란드의 시합이 있었다면 어느 편이 이기기를 바랐을까.

해외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태권도 감독들이 그 나라와 한국의 대결에서 어느 쪽이 이기도록 애썼을까.

전북의 단체장 국회의원 지방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아닌 사람이 당선되었다면 그는 전북이 아닌 다른 지역을 위해 일을 할까.

한걸음 더 나가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그 당선자는 한나라당 안에서 전북을 위해 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전라북도를 위해서 일부러라도 적절한 의석의 확보가 필요하다. 정운천씨-한나라당 전 최고위원- 이 좋은 예다.

어느 특정 정당의 공천이 바로 당선과 직결된다면 바람직한 지방자치가 될 수 없음은 상식인데 이 나라에서 본격적인 지방자치 제도-1991년의 제4대-가 실시된 지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상식이 본체만체 되고 있다면 한 정당의 책임을 논하기 전에 유권자인 도민 시민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달 30일 미국의 게이츠 국방장관의 이임식이 열렸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게이츠는 겸손한 애국자이며 상식과 품위를 갖춘 가장 훌륭한 공복"이라고 했다.

상식이 부정당하거나 무시되는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아니요 가치관 혼돈의 장이다.

부정과 비리가 탄로나 직위를 박탈당하고 재선거를 치르는 경우 첫째는 공천 책임을 물어야 하고 둘째는 재선거 비용을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와 공천을 한 당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권자 또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어느 지역의 경우, 민선 단체장 마다 구속되거나 불구속 기소를 당하는-앞의 단체장들은 모두 낙마하고 현 단체장은 기소 중인 상태임- 지역민 치욕 불명예의 기네스북 등재감이 되는 기록을 연출하고 있는데, ‘열 길 물속의 깊이는 알아도 한 치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더라도 유권자인 군민이 근원적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남원시장과 순창군수의 재선거에 수반되는 여러 책임론에다가, 제9대 전주시 시의회의 한 시의원은 태평양전쟁 당시의 자살특공 비행기인 카미카제 칭송 망언으로 그 할아버지의 좋지 않은 이력까지 공개되는 등 물의를 빚어도 ‘공천-민주당, 당선-유권자’의 고리에서 책임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선거 때만 되면 밀실 공천, 보스 공천, 금품 수수가 공식 용어처럼 등장하는데 모두 유언비어일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이 중 ‘보스 공천’은 도의원 시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경우 확실하므로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도 상식인데 민주당은 그렇다 치고 별로 하는 일도 없는 시민단체에서도 한마디 들는 곳이 없다. 보스의 지명→ 민주당의 공천→ 당선. 애들 장난도 이런 식으로 하면 놀지 않을 거다. 요샛말로 완전 유치다.

민주당 출신만 뽑아서 장단점이 무엇인가? 지역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 민주주의 초보인 삼권분립이 실질적으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앞으로도 이대로 둘 것인지?

선거일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독주, 민주당 일당체제의 폐해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선거의 결과는 번번이 말과 다르게 나타난다. 언행이 일치해야 할 터인데.

이 번 재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자치 한 번 바로 세워 보았으면 좋겠다. 누가 되어도 그는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자기 팀을 위해 일할 것이니까 ‘당’이 아니고 ‘상식과 품위’를 기준으로 뽑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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