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기록적 폭우가 내린 익산 곳곳에서 시민 영웅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거센 비바람과 어둠을 뚫고 개인 장비까지 동원해가며 이웃을 위해 터전을 지켰다.
10일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삼성동 망산마을에서 RV차 한 대가 폭우 속 침수된 도로에 고립됐다.
차주는 그대로 멈춰 서버린 차를 움직이지 못해 언제 올지 모르는 견인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칠흑 같은 새벽 어둠을 가르고 한 남성이 무릎까지 물이 찬 도로를 첨벙첨벙 걸어들어왔다.
다름 아닌 망산마을의 슈퍼맨으로 통하는 오경수 통장이었다. 오 통장은 많은 비가 쏟아지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동네 곳곳을 순찰하던 중이었다. '내 마을은 내가 지켜야한다'는 생각에서다.
오 통장은 주저 없이 고립된 차에 다가가 단단히 끈을 묶었고, 자신의 트랙터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이 마을에 오래 살아온 오 통장은 폭우로 인해 도로 위로 쓰러진 나무를 직접 톱으로 잘라 치우는 등 동네 주민들을 위해 복구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오경수 통장은 “우리 동네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침수된 도로로 바로 달려갔고 위험하다고 생각해 도로를 통제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우영 삼성동장은 “폭우와 어둠을 뚫고 차량 구조작업을 도와주신 오경수 통장님의 선행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호우 피해 상황이 빨리 복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웅포면에서는 임낙재 웅포면 의용소방대장이 영웅으로 나섰다. 당시 웅포면에서는 법면경사로에서 유실된 2톤 가량의 토사가 도로를 막았다. 그 여파로 배수로가 범람하며 인근 가구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임낙재 대장은 자신의 굴삭기를 이용해 도로와 배수로 뿐 아니라 인근 주택 3가구에 쌓인 토사, 잔가지 등을 치우는 작업을 해가 밝을 때까지 새벽 내내 진행했다. 임낙재 대장의 선행으로 도로는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말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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