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를 보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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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를 보고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7.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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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6월 15일 04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독일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가 스페인의 우승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먼저 우리나라 선수가 뛰지 않는 A매치 경기를 이렇듯 많이 본 것은 월드컵을 빼곤 유로 2024가 처음이 아닐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새벽 1시와 4시 경기여서 나름 큰맘을 먹어야 했다. 조별리그 3차전부터 본 것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컸던 게 아닌가 싶다. 아쉽게도 우크라이나·벨기에전은 0대 0으로 끝났다. 4팀이 희한하게도 모두 1승 1무로 승점 4였는데 우크라이나만 탈락하고 말았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민들에게 더 상심을 안기게된 셈이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이후 16강전부터는 여러 경기를 봤다. 가령 7월 2일 01시 열린 잉글랜드·슬로바키아전을 비롯 7월 2일 01시 프랑스·벨기에전, 7월 3일 01시 네덜란드·루마니아전이 그것이다. 잉글랜드 경기를 본 것은 이른바 ‘손-케 듀오’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한 손흥민 동료 해리 케인이 주장 완장을 차고 뛰고 있어서다.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 벨링엄은 후반 추가시간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높게 뜬 공을 아름다운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은 연장 전반 1분 극적인 헤더 역전골을 넣어 경기를 본 보람이 있게 했다. 조별리그 2차전 덴마크전 득점에 이은 케인의 2호골로 한껏 우승 기대감을 갖게하기도 했다.
프랑스 16강전을 본 것은 기어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음바페가 뛰는 경기여서다. 프랑스·벨기에전에서 음바페는, 그러나 마스크를 쓴 때문인지 평소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프랑스가 후반 40분 20번째 슈팅 끝에 골을 넣어 벨기에를 1대 0으로 이기긴 했다. 그래서인지 잉글랜드나 프랑스보다 네덜란드 경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마도 3대 0으로 루마니아를 이긴 공격력 때문이 아닌가 한다.
8강전도 두 경기나 봤다. 7월 6일 01시 독일·스페인전과 7월 7일 01시 잉글랜드·스위스전이다. 독일·스페인전의 경우 ‘미리 보는 결승전’ 어쩌고 해댔지만, 양쪽 슈팅은 전부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등 시원한 골이 나오지 않는 답답한 전반전 경기였다.
후반 6분경 스페인, 43분엔 독일이 동점골을 만들어 양팀은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후반전 스페인이 골을 넣어 2대 1 승리로 4강에 진출했다. 다만, 독일로선 좀 억울해 했을 법한 판정이 있었다. 독일 선수 슈팅이 스페인 선수 왼팔에 맞았는데도 반칙 선언없이 그대로 경기가 진행돼 나온 결과라서다.
잉글랜드·스위스전도 후반 5분에 첫 유효 슈팅이 나올 정도로 양팀 모두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다. 후반 30분 마침내 스위스가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5분 만에 잉글랜드 사카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가 5대 3으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7월 11일 새벽 4시 시작한 잉글랜드·네덜란드전을 봐야 할 이유가 생긴 4강 진출인 셈이다. 네덜란드가 전반 7분경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케인은 18분경 자신이 얻어낸 패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새벽 4시를 아랑곳하지 않고 잉글랜드 경기를 지켜본 나를 비롯한 많은 팬들에 대한 케인의 활약이라 할만하다.
1대 1이 계속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간판 골잡이이자 동점골의 주인공인 케인을 빼고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를 전격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잘 뛰던 핵심 스트라이커를 뺀 건 다소 의외의 결정이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왓킨스가 후반 추가시간 극적 역전골을 뽑아내서다.
뉴스1(2024.7.11.)에 따르면 영국 매체 BBC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 왓킨스는 네덜란드 수비를 무너트릴 만한 에너지와 속도를 갖고 있었고, 적절한 시기 멋진 마무리로 치열한 경기에서 승자가 되도록 이끌었다. 사우스게이트의 마법이었다”고 칭찬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한 절대적 지지는 대회 초반 날을 세웠던 분위기와 대조된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서 슬로베니아전 졸전을 포함해 1승 2무(승점 5)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토너먼트에서도 16강 슬로바키아전(2대 1 승리), 8강 스위스전(1대 1 무승부 후 승부차기 승리) 등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아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어쨌든 잉글랜드의 결승 진출은 다시 7월 15일 새벽 4시 경기를 보게 만들었다. 후반 1분경 스페인이 먼저 잉글랜드 골망을 갈랐다. 후반 15분 케인을 빼고 다시 왓킨스를 투입했지만, 동점골은 그후 들어온 팔머가 만들었다. 연장전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던 후반 41분 스페인이 결승골을 넣어 2대 1 승리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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