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기후인가 불안정 기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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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기후인가 불안정 기후인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8.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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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경찰서 입암파출소장 경위 최영수

장마철이 지났는데도 기습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는 물난리가 일어났다 서울의 핵심부라 할수 있는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겼고 토사 쓰나미가 아파트를 덮쳐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물론 대중교통이 마비되였다

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세 단계로 진화했다

첫쩨 “아 정말 우리나라가 이제 아열대 기후로 바뀌었구나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많은 비가 장마철도 지났고 태풍도 없는데 올 턱이 없지 “ 라는 인식

둘째 “그런데 이런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현 정부의 기후 변화 대책에는 문제가 많구나” 라는 비판

셋째 그래도 재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한 트위터는 참 대단해 라는 칭찬과 긍정

하지만 이런 반응은 잘못된 지식을 전제를 깔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2010년 추석의 물난리는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기후 변화의 메커니즘을 너무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즉 기후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가 겪는 것과 같은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한여름에도 긴팔 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던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남아메리카에서는 이상 한랭으로 사람들이 얼어 죽었다

각 지역에서 겪지 못했던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반드시 기후가 더워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평균 기온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전체적인 기상 현상이 급격하게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오지 않았던 폭우가 오고 봄과 가을이 급격하게 짧아지는 등 우리는 전례없이 불안정한 날씨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레서 기상청을 비난하는 일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기존의 기상 예측 프로세스는 이제 유효성을 상실했다 지금은 전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는 시점이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기상청이 올바로 날씨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지만 현 시점에서 기상을 예측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서울과 중부지방에만 폭우로 쏟아붓는 비구름이 머물것이라고 누가 예상할수 있었겠는가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그 이행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은 그레서 단지 더 많은 강우량에 대비하는 수준의 것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2009 - 2010년 겨울의 폭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그때도 서울은 마비되었다 제설 및 눈 피해 방제를 위한 시스템과 물자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지 더 긴 장마철과 여름의 폭우에만 대비해야 하는 게 아니라 위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 속에서 시민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할수 있을까 ? 이번 물난리는 기존의 언론 시스템이 돌발적인 기상 이변에 대응하고 있지 못할 때 자발적으로 정보를 취합하는 사람들의 능력이 수준 이상으로 작동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트위터로 호우지역 정보를 교환하고 사진을 통해 현장의 모습을 공유하며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불안정 기후에 맞서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고 정보를 교환하는 차원을 넘어 정부에 기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한 시민들과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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