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이틀째 집회…경찰 물대포 강경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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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이틀째 집회…경찰 물대포 강경대응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8.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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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4차 희망버스'는 28일 전날에 이어 이틀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나갔다.

경찰은 이날 4차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 800여명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서울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3년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법 시위에 대한 엄정대응 방침을 천명해 온 경찰이 강경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용산구 한진중공업 사옥 앞 도로에서 4개 차선을 점거하고 조남호 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현장에 병력 800명을 투입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이들과 대치하다 낮 12시10분까지 자진해산하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들이 자진해산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살수차 2대를 동원해 낮 12시20분께부터 25분간 모두 3차례에 걸쳐 이들을 향해 물대포를 사용했다. 최루액은 발사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물대포 속에서도 당초 예정됐던 '거침없이 하이킥'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결의문을 낭독한 뒤 오후 1시10분께 자진해산했다.

희망버스측은 "지금 4차 희망버스까지 진행됐는데 경찰의 대응방식은 여전히 낡았다"며 "행진 도중에도 계속 자진행상 방송을 해 우리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전날 오후 6시께부터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7000여명(경찰 추산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민공동회' 등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송경동 시인 등 희망버스 기획단과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발레오공조 코리아·콜트콜텍·재능교육 해고·비정규직 노동자, 인권단체, 해외시민단체, 진보야당 인사, 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밤늦게까지 남대문에서부터 독립문 앞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28일 오전 8시께에도 청와대 인근 인왕산에 올라 '청와대 위에서 깔깔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제지로 참가자 10여명만이 등산해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 시위를 벌였다.

이후 오전 9시께 독립문 앞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조남호 회장 처벌 ▲정리해고 철회 ▲이명박 대통령의 한진사태 책임을 촉구하는 내용의 3대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민원접수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앞에서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규탄하는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도로행진을 기획한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 11명을 전원 사법처리 하는 한편 나머지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불법 행진과 도로 점거 등을 불법 폭력시위로 간주하고 엄정대처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 김모(66)씨가 이들에 반대하던 시민단체 회원을 폭행하는 등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꾸려 철저히 수사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희망버스에 참가한 김모(46)씨 등 4명은 전날 오후 8시50분께 서울 청계천 모전교 횡단보도에서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하고 있던 취재기자의 팔과 어깨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했다.

집회 참가자들 일부는 같은날 오후 10시20분께 서울 중구 다동 수협은행 노상에서 자신들에게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택시기사 김모(41)씨의 손등을 할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앞서 오후 8시께에는 청계천 모전교 옆 노상에서 김씨가 희망버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부회장 강모(75)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인왕산에서 불법시위를 기도하는 등 시민들의 평온한 여가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했다"며 "시민불편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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