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익산 대학생 3인 여름 알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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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익산 대학생 3인 여름 알바 이야기
  • 박윤근 기자
  • 승인 2011.09.0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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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고 익산 배우는 알바는 없다
- 익산 대학생 3인 여름 알바 이야기

요즘 대학생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방학이라도 이래저래 바쁘다.


취업을 위해 어학과 컴퓨터 공부도 해야 하지만 높은 학비와 쓰임 다양한 용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도 해야 한다.

익산시가 학생들과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섰다.

시는 2011 대학생 일자리사업을 실시하여 7월 13일부터 8월 3일까지 1기 39명, 8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 2기 43명 등 총 82명이 참여하였다.

대학생들은 본청, 사업소,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등에서 다양한 업무에 참여하였다.

이 중 농업기술센터에서 국화축제 준비를 도운 유지성 군, 환경위생과에서 탄소포인트제 업무 보조를 한 김소현, 최미림 양, 모현도서관에서 도서정리 업무를 한 임지은 양의 이야기 들어봤다.

☆ 유지성 군(한일장신대학교 1학년) = “왠지! 10월 28일 개막되는 천만송이국화축제에 정이 가네요”


낭산 내성마을에 살고 있는 유지성 군. 시골이지만 아버지는 석재 일, 어머니는 간병사 일을 하고 있어 일은 거의 해본 적 이 없다.

농업기술센터에는 아르바이트생이 4명이 배치되었다. 유 군은 처음에 컴퓨터 작업이 익숙하지 않아 몸으로 하는 일이 괜찮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국화축제를 준비하는 일에 배치되었다.

몸으로 하는 일이라는 것이 심부름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무더위에 하우스 속에서 국화꽃 물주기, 국화잎 정리, 국화순 집기, 화분 꽃 심기 일을 돕고 하우스 주변과 국화분에서 뽐은 풀 퇴비장으로 나르다 보면 어느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처음에 좀 짜증이 났는데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친해지고 어디 가서 꽃을 키워보겠는가라고 생각하니 보람이 느껴져요. 그리고 국화꽃에 물을 주면서 예쁘게 잘 자라서 10월 천만송이국화축제에서 멋진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유 군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자전거를 사려고 했는데 부모님 제주도 여행 보내드리기로 결심했다는 속 깊은 대학생이다.

한편, 유 군의 일터인 익산농업기술센터 7동의 하우스 속에는 2만여 본의 국화가 커가고 있다. 총괄책임인 김병현 실무관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직원들이 국화축제 전시용 국화재배를 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손으로 물주기를 한다. 2~3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정도이다.

국화는 아이를 키우는 일과 매우 닮아 있다. 국화순 집어주기, 누런 잎 손질, 국화 조형물 모양 잡기, 풀 뽑아주기 등 잔일이 정말 많다. 이 모든 일을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국화재배에 어려움이 많았다. 국화는 습기에 약하다. 비가 오면 성장이 더디고 뿌리가 썩어 죽는다. 일조량이 부족하여 병해충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국화 보식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삼기, 팔봉, 왕궁지역에서 6농가에서 6만 여점의 국화 쿠션멈을 재배하고 있다. 또,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국화연구회는 60여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 200여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가꾸어진 국화 작품과 조형물은 천만송이국화축제 개막 2주 전쯤 행사장인 익산중앙체육관으로 옮겨져 관람객들과 만나게 된다.☆ 김소현 (원광대 2학년) & 최미림 (전주비전대학교 1학년) 양 = “작은 지구사랑 실천과 돈으로 돌려받는 탄소포인트제 가입하세요!”

두 학생은 환경위생과에 배치되어 탄소포인트제 가입 홍보, 가입신청서 전산입력 및 대사, 가입대상자 전산관리 일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탄소포인트제를 처음 알았고 수도와 전기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 지구온난화를 예방함은 물론 돈으로 돌려받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자기 집부터 탄소포인트제 신청을 했다.

처음에 서류복사, 컴퓨터 문서 작성 등 단순한 일만 할 줄 알았는데 마동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잘 몰랐던 탄소포인트제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특히, 시민들은 가입신청서에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적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선뜻 가입을 하려 하지 않았다.

“탄소포인트제는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되는 지구사랑 실천이예요. 많은 시민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무원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밖에서 생각할 때 공무원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며 안정적인 보수를 받고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 했다. 안으로 들어와서 16일 정도 생활하다보니 정시 출퇴근은 꿈이었다.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환경위생과는 해야 할 일도 많았고 민원도 많았다. 더불어 직원들도 안팎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아르바이트에서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주 3만원 씩 용돈을 받는 김 양은 용돈으로 활용하고 최 양은 번 돈의 1/2은 엄마에게 드리고 나머지는 적금, 엄마 생일 선물, 용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한다.

☆ 임지은 (순천향대학교 2학년) 양 = “북적이는 모현도서관 속에 길을 찾다”


모현도서관으로 배치되었을 때 임 양은 간단히 책정리만 하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편하기만 할 줄 알았단다.

그런데 모현도서관 어린이도서실에서의 첫날, 평일인데도 책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여기저기에 책이 꽂혀 있고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있다. 쉬울 것 같았던 책 정리. 한권 두 권 책을 제자리에 꽂다보니 어느새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 일을 마치고 나니 팔다리가 아프고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다. 힘들 것이라는 각오로 출근을 했다. 그런데 전날보다 훨씬 수월했다.

점점 적응이 되면서 꽂혀있는 책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문득 책을 읽던 어린 내가 생각났다. 커가면서 책과는 거리가 멀어져 이제는 일 년에 한두 권을 읽을까 하는 지금의 내 모습과 비교하게 되었다.

비록 어린이용 책이라도 책 한권을 슬쩍 넘겨보니 대학생인 그녀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 많았다.

특히, 최근 개관된 모현도서관에는 많은 책, 영상자료가 비치되어 있고 시민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컴퓨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임 양은 짧은 기간 동안 이었지만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한 시간은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작은 소망은 공공시설인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있어 남을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다 높은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르바이트 비는 반은 저축하고 남은 반으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살 계획이다.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도 작은 선물을 하나 해주고 싶단다.

<익산=박윤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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