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무주, 물안개에 스민 정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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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무주, 물안개에 스민 정크아트
  • 백윤기 기자
  • 승인 2011.11.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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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가로 변신한 시골 카센터 사장”

무주군 적상면에 위치한 적상산(해발 1,034m) 자락 아래로 인공호수인 적상호가 보이고 수위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안개너머로 분위기와 걸 맞는 간판 하나가 시선에 들어온다.

‘물안개 펜션’ 절벽으로 둘러싸여 포근함마저 저려오는 작은 마을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물안개펜션’에서 나그네의 발길을 멎고 차 한잔의 여유와 옛 추억에 젖게끔 잡는 이가 있다.

기름과 땀으로 얼룩진 작업복차림의 아트공예가 강래구 작가였다.

무주읍에서 ‘강래구카센터’를 운영하며 틈틈이 정크아트에 관심을 가진지 불과 1년여 만에 지난 10월 4일 환경공단이 주최한 제6회 정크아트 공모전에서 대상(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주인공, 바로 그다.

-카센터를 운영하면서 정크아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 정크는 버려진 각종 폐품, 고철이란 뜻입니다. 이곳 물안개펜션을 운영하는 조카가 카센터의 고물들을 정크테마로 펜션에 적용하면 좋겠다하는 제안에 만들게 된 것이 정크아트의 관문이 되었습니다”

-강 작가는 정크아트 관련 교육을 받아 보신적 있으십니까?

“‘취미가 작가로’ 답이 되셨습니까? 저는 이 분야의 어떠한 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카센터를 운영하면서 연계된 기술들을 활용해 작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을 합니다. 서툰 솜씨가 인정을 받을까라는 의구심도 있지만, 환경공단 주최 제6회 정크아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보니 자신감 보다는 부담감이 엄습합니다.”

-제6회 정크아트공모전에서 대상(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랩터의 눈물’(부제 홀로서기)에 대한 작품의 의미와 특징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엄마뱃속에서 태어나 주변인과 인연을 맺으며 성장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홀로서기를 준비하며 과거에 대한 추억과 미련 그리고 후회의 눈물을 감내하면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화상이 이번 작품 공룡을 통해 만들어 보이고 싶었습니다. 즉 환경의 변화로 멸종해 버린 공룡, 사납고 영악한 영화 속의 똑똑한 랩터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흘러내린 용접물을 눈물로 승화시켜 홀로서기와 미래를 준비하는 고뇌에 찬 모든 사람들의 자화상을 비춰 보고자 한 거죠.”

-강 작자가 보기에 정크아트만의 매력이 있다면?
“역시 가장 큰 매력은 쓸모없고 버려질 고물과 쓰레기를 제 손을 통해 하나의 형상을 지니고 의미를 가진 작품으로 재탄생 되었을 때의 기쁨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품 활동을 그리 오래 하지 않으신 줄로 아는데....
“올해 3월부터 펜션에서 버려지는 각종 폐품과 제가 운영하고 있는 카센터에서 나오는 고물들을 활용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말이 제작과정이지 부끄럽습니다.”

-작품 구상은 어디서 찾습니까?
“먼저 고철을 보고 어떤 의미를 둘 것인지, 어떤 모습을 담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게 정해지면 각각의 고물들에 대한 생김새와 모양을 보며 결합됐을 때 모양을 그려봅니다. 이렇게 시작된 작업은 보통 몇 시간 만에 끝나는 것도 있고 한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도 있습니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습니까?
“첫째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할 일 더럽게도 없다’ 농담 섞인 말들이 내심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 분야를 처음 접한 시골분들의 눈엔 쓸데없는 짓으로 만 비춰졌을 게 뻔하죠. 둘째로 힘든 점은 고물입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넘쳐나는 고물로 어수선 했었는데 본격적으로 작품을 하다보니 고물이 모자라 이젠 고물을 사와야 할 형편입니다.”

-이번 수상상금으로 700만원을 받으셨죠, 수상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요
“뜻밖의 소식에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상금도 가정에 보탬이 됐구요. 취미로 시작한 작품활동이 대상 수상자로 까지 선정돼 책임이 무겁고 얼떨떨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무주물안개펜션 정원에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정크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정크아트 예술품으로 테마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품활동에 더욱 깊이있는 참신한 작품들을 만들어 기회가 되면 전시회도 한번 가져보고 싶은 바램입니다.”

‘무주물안개펜션’ 앞마당에는 강래구 씨가 올해부터 만든 정크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더욱 기발하고 참신한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대로 폐품들이 하나하나의 참신한 작품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기대된다./무주=백윤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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