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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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斷想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12.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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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정안전부에서는 내복입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고 각 기관 및 지자체에서도 이 행사에 적극 동참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추우면 당연히 내복을 입었던 시절에 살던 사람으로서 이제는『개인의 추위도 국가에서 관리하는 시대가 되었나』하는 생각을 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심각함이 숨어 있다. 올 겨울에도 난방수요가 급증하여 여름보다 더 큰 전력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는 에너지 절약에 대한불감증이 빚은 산물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전력소비량이 OECD국가 평균의 1.5배에 달하고, 세계 경제대국인 일본의 1인당 전력소비량보다 2배가 많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우리 국민들의 낭비벽이 그렇게 심해서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자린고비의 절약정신은 우리국민에게 늘 일상화된 품성이었다. 문제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옛날 얘기를 하자면 훈장 선생님이 꿀단지를 눈에 보이는 곳에 감춰두고 학생들에게 먹지 말라고 하면 학생들이 참을 수 있었겠는가? 원천적으로 학생들 손에 닿지 않은 곳에 놓아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발전원가보다 싼 전기요금제도를 도입해 놓고 절약을 강요한다면 제대로 먹혀들 수는 없다. 전기요금이 싼 제도 하에서는 문을 열어 놓은 채 에어컨을 켜놓고 영업을 한다거나, 겨울철 집안에서 덥다고 속옷만 입은 채 생활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 않는가.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최대전력 피크치는 2008년까지 여름에 나타났으나 2009년부터는 난방수단을 값싼 전기로 대체하는 바람에 겨울에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벌써부터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저온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전력수급사정이 빠듯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올겨울 예비전력이 대부분 400만kW를 밑도는 날이 많을 것으로 보고 내년 2월말까지 3개월 동안을 전력비상수급기간으로 정하고 범국민적 절전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전기요금을 적정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전력소비를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본다. 전기요금 인상률은 평균 4.5%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싼 산업용을 6.5% 올리는 대신 영세상인과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저압요금은 소폭으로, 주택용과 농사용은 인상 대열에서 제외함으로써 서민층의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인상으로 적정 원가보상 수준에는 아직 크게 미치지는 못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데 들어간 원가회수율이 87.0%에서 90.9% 수준으로 끌어 올려 그나마 다행이다.

산업계 전반에 다소 부담은 가겠지만 이번 조치로 한전의 누적 적자가 조금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한전에서도 자구노력을 강화함으로써 내부적으로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금번 전기요금의 인상을 계기로 에너지 절약을 몸소 실천에 옮김으로써 올 혹한기의 전력난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다함께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

(KEPCO전북본부 요금관리팀장 손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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