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전시·컨벤션 건립 -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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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시·컨벤션 건립 - 왜 필요한가?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12.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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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군 운영사례
1979년 9월 서울에 한국 최초의 전문 전시·컨벤션 시설인 코엑스가 들어선 뒤 전시·컨벤션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에는 9개소가 늘어 나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1개소가 건립 운영되고 있다.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는 2011년까지 현재 전시공간의 두 배인 10만8,000㎡로 확장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고, 부산의 벡스코, 대구의 엑스코,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 등도 잇따라 확장을 추진했거나 현재 추진중이며 울산을 비롯한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시·컨벤션 건립을 검토중이다.

▶ 왜 컨벤션센터에 주목하는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박람전시회(Events & Exhibition)의 머릿글자로 만들어 진 마이스(mice)산업은 좁은 의미에서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 관광, 전시·박람회 이벤트 등 복합적인 산업으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으로 전 세계적으로 신 성장 동력사업으로 각광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MICE산업이 이렇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회의시설, 숙박, 교통 등 회의기획·진행에 필요한 관련 산업의 발전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뿐만 아니라 개최를 통하여 발생되는 개최지 이미지의 제고, 홍보 효과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로는 컨벤션 산업의 지구촌 리더 도시격인 라스베가스에서는 최근 컨벤션산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도박산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역전했다.

전세계 1위 컨벤션 도시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컨벤션산업을 매년 15%씩 성장시켜 오는 2015년에는 총 관광수입의 30%를 컨벤션산업을 통하여 벌어들일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한 서울시의 경우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진행하고 있는 활발한 해외마케팅활동과 집중적인 컨벤션 유치지원정책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면서 세계적인 국제행사(MICE)를 연이어 유치하며 ‘세계 7대 컨벤션 도시’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10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2015 국제간호협회 학술대회(3천명), 2011 국제위암학회 학술대회(2천명)를 비롯한 14건의 국제회의를 유치해 약 1만 4,000여명의 고소득 비즈니스 관광객이 서울을 방문함으로써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720억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한해 ‘G-20 정상회의’ 관련 국제회의 Business Summit(11.11~12) 등 12건이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다.

부산광역시 역시 컨벤션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 가운데 하나이다.

2010년 국제회의 223건, 4천900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거두었으며 국제회의 참가자는 모두 15만8,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참가자는 4만3천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명 이상 참가하는 국제대형회의가 13건으로 이와 같은 수치는 전세계에 부산광역시를 알리는 계기가 됐던 2005년 APEC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무려 19배 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컨벤션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참가자 천명이 회의가 열리는 지역에서 지출하는 비용을 3억원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2010년 13건의 천명 이상 참석 국제회의를 유치한 부산지역의 경우 직접수익이 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으로 예정 된 부산 벡스코 시설확장 공사가 마무리 될 경우 컨벤션 산업은 명실 공히 부산 지역의 효자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원시는 컨벤션센터 건립으로 전문 전시 회의시설이 전무하여 부산이나 대구로 유출되던 행사들을 수용하고 있다.

2010년 지역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CECO가 도시의 이미지 향상, 도시 브랜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람사르 총회와 같은 대규모 국제 컨벤션 개최로 국내·외에 창원을 각인시킴으로써 현재 매년 100만여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타 지역,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2009년 6월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된 국제기업회의 '2009 허벌라이프 아시아 태평양 엑스트라베간자'의 경우 외국인 2만 여명이 단 3일만에 먹고 자고 즐기는 데 쓴 돈이 6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2010년 39개국 1천500여명이 참여해 80억여원의 경제효과를 낸 핵융합컨퍼런스와 9건에 1천 642만불 상당의 서출계약의 성과를 일군 WTA하이테크페어 등 잇단 국제과학행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로써, 2010년 대전시정 10대뉴스에서 시민이 뽑은 최고의 핫이슈로 ‘국제과학행사의 잇단 성공개최’가 1위로 선정되는 등 마이스(mice)산업의 높은 고부가가치에 대한 인식이 시민들에게까지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 컨벤션센터 건립 필요성
전주시도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오래전부터 컨벤션 건립을 추진 해 왔다.


전주시는 전라북도의 대표도시로써 잠재된 지역수요와 차별화 된 문화자산 등을 보유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으로 2010년 ‘전주한옥마을’이 한국관광의별로 선정된 데 이어 2011년 비빔밥 전문점 ‘고궁’이 외식사업장 부문 한국관광의별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을 간직한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까지 농촌진흥청이 산하기관 4곳과 함께 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되면 개최되는 국내·외 회의가 연간 200건에 이르고 참석인원도 4만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전북에는 세계의 시장, 중국이 이끄는 환황해경제벨트와 국내 최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새만금과 환경을 중요시하는 21세기에 걸맞은 탄소섬유산업과 풍력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은 국제 규모에 걸 맞는 전시·컨벤션 센터의 부재로 인해 지역 발전을 견인할 대규모 행사 유치는 고사하고 우리 지역의 수요조차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전라북도 산업화의 선봉에 있는 발효엑스포를 비롯한 대규모 축제들이 제대로 된 전시장 하나 없이 임시천막에서 해외바이어들을 맞이하고 있고, 그나마 간간히 발생하는 전시·회의 수요도 지역 내 체육관이나 대학 등을 임대하여 치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 국내에서 개최된 G20정상회의에서 전주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관저, 일본문화원, 국무총리 관저 등을 전주한지를 활용 한국적 공간으로 연출한 바를 살려 20개국 정상들만 사용한 레드존을 온브랜드 가구, 한지등, 한지아트월 등으로 꾸며 호평을 받아 G20 성공개최 유공 인정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이렇듯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문화경쟁력을 지닌 우리 전주시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치러진 G20재무차관, 중앙은행 부총재회의는 광주에서, G20재무장관회의는 대구에서 개최되는 동안 전시·컨벤션 시설 미확보로 행사 유치 자격조차 얻지 못해 다른 도시에서 MICE산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는 이러한 실정을 더 자세히 나타내 주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2009년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회의는 총 1,057건이었으며 광주광역시 72건, 대전광역시 49건 등이었지만 이 가운데 전라북도에서 개최된 국제회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계속 가까운 광주, 대전 등으로 전라북도의 수요가 분산되고 말 수 밖에 없다.

G20 정상회의 개최지 한국, APEC 회의 개최지 부산, 람사르 총회 개최지 창원 등 대규모 국제 행사 개최를 통한 국가 및 도시 이미지의 업그레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의 일이라고 그저 부러워만 할 일이 아니라 전시·컨벤션 센터 건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전라북도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에 의견을 모아야 할 때이다.

아울러, 전시·컨벤션 센터 건립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린 농·식품, 탄소산업, 신재생에너지, 전통문화 등과 관련된 세계적인 박람회 등을 유치·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전북은 MICE산업이라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통하여 낙후된 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다른 대도시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힘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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