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소비자물가와 우리집 장바구니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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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소비자물가와 우리집 장바구니물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5.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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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옥례 호남지방통계청 남원사무소장
예전 우리 아이들이 어릴적 장을 보러 갈 때 시간이 갈수록 만원짜리 한장가지고는 장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하곤 했다.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그 당시 물가가 상당히 올라 장을 보러가려면 2만원은 가져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주말에 가족들과 오붓한 저녁식사를 하려고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을 사다보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옛날에는 아이들 학원이나 보냈던가? 기껏해야 계절이 바뀔 때 새 옷을 사주던 게 전부 아니었던가 그렇게 뛰놀고 했어도 잘만 자라주었고 아이들에게 돈 들어갈 일이 없었는데 요즘 주부들 주머니사정이 좋지 않다. 사교육비에 아파트대출금에 아이들 겨울점퍼도 유명아웃도어 점퍼를 사주어야 하니 예전 만원 한장으로 장을보던 시절과 비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40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1960년도에 식량과 생필품의 절대적 부족으로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및 새마을운동 등의 영향을 받아 10%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1978년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1974~1975년 및 1980년대 초 물가가 20%이상 급등했지만 현재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제 시행으로 인하여 2010~2012년 목표인 3.0±1.0% 안에 들어와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2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5% 상승한 106.0을 기록했다. 전북지역만 본다면 전년동월대비 2.9%가 상승하였다. 이 수치가 과연 내가 지금 체감하고 있는 물가상승과 맞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어떻게 만들까?

개별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경제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 등을 감안하고 물가의 움직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2010년도의 기준 시점을 100으로 보고 지수화 한 것이 물가지수이다. 즉 2010년도 품목별 월별 평균지수를 100으로 놓고 2012년 4월 물가지수가 106.0으로 발표되었으니 2010년 대비 6% 물가가 인상되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내가 느끼는 물가체감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물가와 차이가 나는걸까? 우선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지수물가는 여러 가지 상품의 가격을 종합한 평균물가지수인데 비해 체감물가는 주관적 물가로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의 변동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트럭운전기사의 경우 유류비 상승에 민감한데 경유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5.5%가 상승하였다. 하지만 소비자물가는 2.5%상승하였다니 2배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은가? 소비자물가는 전체 농축산물, 공업제품, 서비스가격을 가중평균을 산출하기 때문에 체감물가와 다를 수 있다. 둘째. 개인 또는 가구의 지출증가를 물가상승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즉,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수준이 높아져 브라운관 TV를 LED평면TV로 구입하거나 벽걸이형 에어컨 구입 하려던 것을 2in1 입체형 에어컨으로 구입하는 등의 지출비용증가를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1970년도에 우리나라의 농림어업은 29.3%,서비스업44.7%이었지만 2008년도에 농림어업이2.5%, 서비스업은 76.8%로 시대가 예전과는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시대가 달라지는 만큼 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것이다. 예전에 외식비의 비중보다는 현재의 외식비중이 많고 예전의 곡물가격비중보다 현재의 곡물가격비중이 낮아져야 현재의 생활패턴에 맞는 물가지수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처럼 각각의 가격에 비중을 다르게 두어 지수를 산정한 후 가중평균을 낸것이 소비자물가지수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우리집 장바구니물가지수를 비교해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집들은 겨울철 난방비가 7만원 나온다던데 우리집은 15만원이 나온다. 평형도 비슷한데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집은 옷을 자주 사입는 편이어서 새로운 옷을 구입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다른 집들은 한 달에 얼마씩 구입을 할까?

통계청에서는 항목별 소비 지출액을 입력하면 우리집 물가지수를 정부발표 소비자물가지수와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우리집물가체험하기’를 국가통계포털(KOSIS, http://kosis.kr)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전국 평균가구 뿐만 아니라 소득이 비슷한 다른 집들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지출항목별로 우리집과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다. 비교해보면서 다른 집들보다 지출이 큰 항목은 절약하며 저축을 늘리는 것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항상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소비자물가조사는 조사원이 현장에 방문하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조사환경이 열악해지고 있지만 국가통계 발전을 위하여 각 사업체현장에 땀 흘리는 조사원이 방문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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