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상태바
롯데, 그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2.07.18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경부장 서윤배

올 초 국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유통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도 롯데가 갖은 꼼수를 동원해 골목상권을 옥죄다 결국 제품불매운동이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측면은 도외시한 채 상권 확장만을 추구하다 그룹전체의 이미지 실추를 자초했고 더 나아가 업계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연맹 등 전국 80여개 소상공인, 소비자단체는 지난 16일부터 롯데그룹의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단체들이 내세운 불매운동의 이유는 대형마트와 SSM의 의무휴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에도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작용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다른 대형 유통기업들도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유독 롯데그룹이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떠오른 데는 롯데가 1위 유통기업으로서 사회적책임을 등한히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롯데슈퍼가 보여준 골목상권 침해행태가 결정적이었다. 롯데슈퍼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도시 지역 SSM점포수를 전방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롯데슈퍼가 동원한 방법은 '가맹점 늘리기'와 '농수산물 매출 비중을 인위적으로 51%까지 끌어올리기' 등이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상생법 때문에 더 이상 점포수를 늘릴 수 없게 되자 아예 프랜차이즈 점포를 늘리는 방법으로 전환해 2009년 이후 61개의 가맹점을 추가 확보했다. 이런 행태는 홈플러스 등 다른 업체와 과당 경쟁을 촉발시켜 중소상인 몰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농수산물 매출 비중 늘리기는 중소상인은 물론 여론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 월 2회 의무휴업하도록 했지만 농수산물 매출비중이 51%를 넘으면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는 "롯데가 자사 이익을 쫓아 뻔히 보이는 꼼수를 쓰는 바람에 유통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비판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롯데를 성토했다.

SSM 점포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431개) 달리고 있는 롯데가 오히려 홈플러스나(319개)이마트보다(100개) 더한 행태를 보이다 보니 자연 롯데가 비판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는 롯데그룹의 독특한 기업문화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는 다른 경쟁기업은 물론이고 그룹 내 유통사업부문 간에도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통해 경영성과로 평가받는 성과주의 원칙이 확고하다.

정부와 입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보완장치를 마련하면서 매출감소가 발등의 불이 되자 갖은 수단을 동원해 만회에 나서고 있고 한편으로 그룹 수뇌부는 이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는 형국이다.

매출 100조를 달성하는 기업이 슈퍼마켓 몇 개 늘리고 꼼수로 휴일영업을 회피하려고 매달리는 모습에서 그룹 수뇌부의 역량과 경영철학이 어떤 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유통기업은 국민과 소비자을 직접 대하는 특성상 더더욱 여론을 살피고 약자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최근 롯데가 보여준 행태는 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