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찾은' 박찬호 "내년 선발투수로 계약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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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찾은' 박찬호 "내년 선발투수로 계약했으면.."
  • 투데이안
  • 승인 2009.11.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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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내고 귀국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6)의 얼굴에는 자심감이 가득했다.


지난 1월 국가대표 은퇴 기자회견에서 팀 내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던 박찬호가 늠름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박찬호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박찬호피트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갖고,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소감을 비롯해 향후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새벽 입국한 박찬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에 입단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팀 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5월부터 본격적인 구원투수로 변신한 이후 38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52로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상으로 디비전시리즈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불펜투수로 제 몫을 다해냈다.

"뜻 깊은 한 시즌을 보내고 와 귀국하는 마음이 가벼웠다"고 귀국 소감을 밝힌 박찬호는 "최근 끝난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것이 정말 아쉬웠다. 양키스라는 팀이 너무 강했다. 양키스 선수들이 몸 값에 맞는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박찬호는 "선발 투수로 계약했으면 좋겠다"면서 "일단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나서 필라델피아로부터 재계약을 하자는 메시지가 왔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분위기를 볼지, 아니면 바로 계약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박찬호는 내년 시즌 뛰고 싶은 팀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팀으로 가고 싶다. 편안하고, 아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월드시리즈 아쉽게 패했는데

"사실 굉장히 아쉬워 잠도 안왔다. 4차전을 이기고 2승3패가 됐을 때 기회가 있겠구나 생각했다. 패하고 나니 굉장히 아쉬웠다. 양키스라는 팀이 워낙 좋았다. 선수들도 몸 값에 걸맞는 플레이를 다 한 것 같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언제 또 내게 이런 기회가 올까하는 느낌도 받았다."

-월드시리즈에서 등판, 만족했나.

"만족했다. 4번의 기회가 있었다. 6게임을 하면서 4게임 등판은 그 만큼 팀에서 인정하고 필요한 선수라는 것이다. 재미도 있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2년 연속 중간계투 보직을 맡고 있는데.

"중간 계투라는 보직은 힘들다. 지난 해 다저스에서는 지고 있거나 부담 없는 상황에서 2~3이닝 필요할 때 롱맨 역할을 했다. 올 시즌의 경우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갔다. 6회가 되면 긴장이 됐고, 미리 몸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마운드에 나설 때는 최대한 잘 던지자고 생각하고 나섰다. 좋은 경험이 됐지만 그래도 선발투수가 매력이 더 있다."

-향후 계약 조건은 선발투수인가.

"그러면 좋겠다"

-현재 계약 상황을 설명해 달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필라델피아에서 메시지가 왔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분위기를 볼지, 아니면 바로 계약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계약조건으로 선발투수가 우선인가, 월드시리즈 우승할 팀이 우선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두 가지 조건 모두 생각해 보고 있다. 올 시즌 필리스처럼 선발 기회를 줬다가 구원투수로 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필리스에서 1년을 뛰면서 느꼈지만, 15년 야구 생활 중 가장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필리스는 극성스런 팬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팀의 선수가 되니 팬들이 너무 잘 해줬다. '차퍼(CHOPPER)' 별명도 하나 지어줬다. 그래서 다른 팀에서 계약 제의가 온다면 팀 분위기가 중요한 요소다."

-올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부진했는데.

"지금도 공부하는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다. 스프링캠프 때 잘 해 놓고 제 스스로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이제 자리를 잡아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그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담을 많이 느꼈다. 또, 왼쪽 햄스트링 부상도 완쾌가 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종합할 때 결과적으로 내가 만들었던 요인 때문에 부진했다."

-내년에 팀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내년에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팀으로 가고 싶다. 편안하고, 아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고 싶다. 이왕이면 선발로 재기하고픈 꿈이 있고, 야구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마무리 투수 욕심이 나지 않았나.

"내게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 특히, 정신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잇스 오케이(It's OK)'라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어떤 경기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지.

"올해 다저스와의 첫 게임과 월드시리즈 매 게임이 긴장됐고 많은 기억이 남는다."

-다시 '150km'의 강한 공을 뿌릴 수 있게 된 이유는.

"부상이 완쾌가 됐다. 완쾌되고 또, 근력을 강화시켰다. 체계적인 훈련 방식도 도움이 됐다. 또, 미련을 떨쳐 버렸고, 자신감이 생기니 근력 밸런스가 생기고, 스피드가 더 생겼다."

-국내 팀과의 동계 훈련 계획은.

"한번 생각은 해봤다. 한화 단장님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상황이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어느 팀이든 제가 도움을 주고 싶다."

-국내 복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의 선수생활에 대한 소망은 늘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미련 없이 다 끝난 다음에 복귀하겠다."

-롤 모델로 생각하는 선수는.

"저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선수, 야구 실력보다도 팬들에게 존경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제이미 모이어 같은 선수는 야구도 잘 하고 사회활동도 많이 한다."

-계약 기준을 정해 놓은 것이 있나.

"다년 계약이 편하지만 모르겠다. 다년 계약은 우리 쪽에서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에이전트와 상의후 결정하겠다. 새로운 팀에서 한 시즌을 지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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